[시선뉴스 이호기자] 사기꾼에게 사기를 친다? 왠지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서울 서대문 경찰서는 사기꾼 일당에게 10시간 안에 2억원을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A씨(65·여)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B(55)씨 일당은 설립예정인 국제금융기구의 직원을 사칭해 C(49)씨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C씨에게 지리산에 수표·달러 등이 보관된 1톤 트럭이 있고 이를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인 5억원을 빌려주면 원하는 대로 돈을 주겠다고 C씨를 속였다. 

이에 속아 넘어 간 C씨는 B씨에게 4억 2천만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주었다. 그런데 이들이 B씨에게서 사기를 쳐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안 A씨는 지인을 통해 자신을 엄청난 재력가로 소개하고 B씨와 접촉했다. 

A씨는 B씨가 범행에 성공한 다음날인 1월 5일, B씨에게 접근해 급히 3억원이 필요한데 이 돈을 빌려주면 10시간 이내에 5억원으로 갚겠다고 말했다. 이미 A씨가 엄청난 재력가라고 믿고 있던 B씨 일행은 큰 의심 없이 돈을 건내 주었고 A씨는 당연히(?) 돈을 갚지 않았다. 

결국 크게 한탕 했으나 대부분의 돈을 사기로 잃은 B씨 일행은 경찰에게 붙잡혔고 억울한 마음에 A씨도 꼭 잡아달라고 경찰에 호소했다. 

결국 경찰은 지난 20일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27일 구속되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월 3000만원의 이자를 갚기로 하고 돈을 빌린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픽사베이

단기간에 말도 안 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욕심에 걸려든 사기의 늪. B씨 일당은 자신들이 그런 사기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도 같은 욕심에 의해 사기를 당하는 웃기지도 않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거리는 그리 많지가 않다. 그것도 엄청나게 절호의 기회라면 더욱 의심을 해야 한다. 그런 좋은 기회를 왜 남과 공유를 할까. 자금이 부족하다는 핑계가 가장 많겠지만, 진짜 좋은 기회일수록 남에게 안 알리고 분배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사기꾼들의 화려한 언변과 연기, 그리고 피해자의 욕심은 이성적인 판단을 잊게 만든다. 이미 21세기가 된 지도 오래 되었지만 사기꾼은 여전히 존재하고 피해자 역시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그 이유다. 미심 적다면 반드시 의심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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