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정선 pro] 페친과 트친, 인친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클릭 한번으로 되는 시대이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을 중심으로 인스턴트식 인간관계가 늘어 수십은 기본 수 백 수 천 이상의 친구관계를 맺는 경우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오프라인 실생활에서는 혼밥(혼자 밥먹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등 혼자 하는 일상이 늘며 현대 사회의 신 풍속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간관계 격차가 커지자 많은 사람들이 권태와 상대적 고독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 이런 부류를 중심으로 비대해진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인맥 다이어트’가 거론되고 있다. 

인맥 다이어트는 말 그대로 인맥, 즉 인간관계에 대한 다이어트를 말한다. 보통 다이어트가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듯 인맥 다이어트는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대한 슬림화를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인간관계 다이어트’, ‘인맥컷팅’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비단 불필요하게 확산된 온라인 관계를 정리하는 것을 넘어 자신과 이상, 취향 그리고 성향이 다르거나 예의가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소심한 사람 등 전반적인 인간관계를 권태롭게 하는 인맥에 대한 정리까지 포함된다.

과연 얼마나 많은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고 인간관계에 대한 정리를 감행할까? 

인터루크가 성인남녀 254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인간관계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피로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85%가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거의 없었다’는 12%, ‘전혀 없었다’는 3%에 불과해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이 결코 일부의 생각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 

그리고 실제 ‘인맥 다이어트’를 시도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무려 46%에 달했고 ‘생각은 했으나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다’는 답변도 18%로 나타났다. 이들이 밝힌 인맥 다이어트의 이유는 ‘원치 않는 타인에게 온라인상 내 프로필을 공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또 ‘내 진짜 친구를 찾아내기 위해’라는 원론적인 생각이 뒤를 이었고, ‘이름을 봐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있어서’ 등 실제 SNS 등을 이용하다 느낄 법한 의견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인맥 다이어트를 실제로 감행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수준인데, 이들은 주로 차단/삭제 등의 직접적인 방법을 이용해 그야말로 인맥에서 잘라내는 방식을 이용했다. 그 외 안부를 물어 답장이 없으면 연락처를 지우거나, 일시‧장기적으로 SNS의 사용을 하지 않는 방법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인맥을 정리하고 중요한 인맥에 더욱 집중하는 ‘인맥 다이어트’. 다만 일각에서는 모든 인맥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고립하는 등 도피의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인맥 다이어트의 바람이 인간에 대한 권태와 상처를 피해 도피하려는 것은 아닌지 주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은 관계없이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이 인맥 다이어트의 중심에 서기를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