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pro]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 ‘영웅’. 보통 이 영웅이라는 말은 어려운 상황에서 뛰어난 기지를 발휘해 많은 사람을 구하는 이를 가리켜 칭한다. 그런데 누군가를 영웅이라고 추켜세우기 전에 눈에 콩깍지를 벗어 던지고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해 보는 것이 좋다. 자칫 ‘영웅 증후군’에 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웅 증후군이란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만큼의 절망적인 상황을 일부러 만들어 놓고,그 절망적 상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타인을 구해 영웅이 되고자 하는 비정상적인 ‘영웅적 행위’를 말한다. 보통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받기 원하는 부류에게서 그러한 심리가 병적으로 심화한 경우에 나타난다.

영웅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특징은 대부분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으로, 그 수단에는 방화나 사기 등 범죄까지도 포함될 수 있어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여러 가지 증후군과 마찬가지로 그 증상과 가능성에 대한 언급과 설명이 있을 뿐이지 아직까지 정확한 연구나 데이터는 없는 상황이다.

영웅증후군 현상은 정치, 경제, 산업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부 권력층의 행태를 통해 엿볼 수 있는데, 현재 뿐만 아니라 오랜 옛날부터 비뚤어진 영웅의 탄생은 있어왔다. 그리고 영웅증후군은 대중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부 고위 공직자, 기업가에게서 주로 볼 수 있었다.

영웅증후군의 또 가지 흥미 있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 속 상황이나 캐릭터를 통해서도 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과 신뢰를 얻기 위해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고 그 상황에서 위기를 맞는 순간 나타나 해결해 주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그밖에 영화나 드라마 속 가상의 캐릭터로 설명하자면, 연쇄 방화를 저지르는 소방관, 의료적 처치를 이용하는 의사, 악성코드를 고의로 유포하는 보안 프로그래머 등 정도가 될 수 있겠다.

한편 일각에서는 SBS 화제 드라마 ‘귓속말’에서 극의 흐름에 큰 역할을 했던, 주인공 최수연(박세영 分)의 아버지 최일환(김갑수 分)에게서 영웅증후군 증상을 엿볼 수 있다고 평한다. 일환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자신을 영웅처럼 여기고 평생 복종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그 대상이 일부러 위기의 상황에 빠지도록 만든다. 그리고 가장 위기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나타나 상대를 도와주면서 마치 영웅이 된 것처럼 행동을 한다. 물론 일환은 자신이 필요한 사람을 갖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아주 나쁜 행동인 것이지만, 이 행동 안에는 영웅증후군의 심리가 숨겨져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신뢰와 선망을 받기 위해 자신이 해결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악한 상황을 만들어 ‘영웅’이 되려고 하는 ‘영웅증후군’. 어지러운 시대, 영웅증후군을 걸러낼 수 있는 객관적이고 현명한 시각이 만연해, 자칫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비뚤어진 영웅의 탄생이 벌어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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