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이정선 PRO] 10년 전 거실과 지금의 거실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변한 점을 꼽으라면 TV의 크기와 얇기를 꼽을 수 있다. 브라운관이라 불렸던 예전의 TV는 부피가 굉장히 컸고, 그에 비해 화면의 크기는 작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의 TV는 굉장히 얇고 화면도 굉장히 커졌다. 이러한 변화는 방송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TV를 통해 훨씬 더 고화질의 영상을 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지난 5월 31일, 우리나라에도 UHD(초고화질) 방송 시대가 열렸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31일 오전 5시부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UHD 본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2001년 아날로그 방송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된 지 16년 만에 새로운 서비스가 시작되게 된 것이다.

UHD 방송은 Ultra HD 방송의 줄임말로 HD(고화질) 방송 보다 4배 이상의 선명한 화질과 입체적 음향을 제공하고, TV에 인터넷을 연결하면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도 가능하다. 화질이 HD방송에 4배 이상 선명한 만큼 영상의 해상도도 4배 이상 늘어나 더 큰 화면에서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UHD 프로그램은 TV에서 채널 검색으로 찾을 수 있다. KBS 1TV의 경우 9-1번, KBS 2TV는 7-1번, SBS는 6-1번, MBC는 11-1번에서 UHD 방송을 볼 수 있다. 해당 채널화면 오른쪽 상단에 방송사면 옆에 UHD표시가 되어 있어 시청하는 방송이 UHD 방송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UHD 방송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대표적으로 아직 전국에서 방송을 시청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했듯이 현재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시청이 불가능하다. 이에 정부는 올해 말까지 부산, 대구, 광주 등 광역시 권으로 UHD 방송을 확대하고, 2021년에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UHD 방송을 보기 위한 장비 보급률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6 방송 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2.5%만이 UHD TV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미국식 방송 표준(ATSC3.0) UHD TV와 안테나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주도 판매된 UHD TV는 수신 칩이 유럽식이어서 UHD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별도로 셋톱박스를 구매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저소득층은 값비싼 UHD TV 등의 장비를 이용하기 어려워 지상파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직 UHD 화질의 프로그램들도 많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방송사들은 UHD 프로그램의 비중을 올해 5%로 시작해 매년 0.5%씩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포화상태인 미디어 시장에서 방송사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에 많은 경제적 비용이 투입되는 UHD방송에 얼마만큼의 투자를 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중계방송 때까지 UHD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원하는 종목의 경기를 정규 편성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이 UHD방송을 시작했다는 것은 전반적인 시청 환경이 향상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런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경제적 지원과 방송사들의 고품질의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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