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디자인 이연선 pro] 사람은 남성과 여성의 두 가지 성별로 나뉜다. 이는 단순히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나눈 성별인데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이렇게 생물학적으로 정의된 성이 아닌 ‘사회적으로 정의된 성’이 존재한다.

사회적 성은 보통 ‘젠더(Gender)’라고 부르는데 젠더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사회적 의의를 뜻한다. 1955년 심리학자이자 성과학자인 ‘존 머니(John Money)’의 ‘생물학적 성과 역할로서의 젠더’라는 표현에서 처음 구분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페미니즘 이론에서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 구분을 받아들이면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성에는 이분법적으로 남성과 여성만으로 구별되지 않는 제 3의 성이 존재한다. 보통 사람들은 2~3살 사이에 ‘나는 남성이다, 나는 여성이다’처럼 자신의 성에 대해 인식하려 하는 ‘성 정체성’이 발달한다. 그런데 제 3의 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과 무관하게 남성과 여성 어느 쪽에서도 뚜렷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지 못한다.

이는 유전적으로 성염색체 이상으로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모두 갖고 태어난 ‘간성(Inter Sex)’이나, 생물학적 성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Transgender)’와도 구별된다.  

뚜렷한 성 정체성을 확립하지 않은 모습도 그 안에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무성(無性·Agender)을 미국 오리건주 지방법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법적 성별로 인정했다. 무성, 즉 ‘에이젠더(Agender)’는 없음을 뜻하는 접두사 ‘A-’와 사회적 성 ‘gender’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젠더가 없음을 뜻한다. 즉 자신을 어떠한 성으로도 규정짓지 않는 것이다.  

당시 ‘성명 및 성별 판정’을 청원한 비디오게임 디자이너 ‘패치(27)’는 현지 언론매체의 인터뷰에서 “6살 즈음부터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는 말들이 내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10대에 트랜스젠더라는 개념을 배웠지만 난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람은 겉모습에서 너무나도 확연하게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말 다양한 사회적 성이 존재한다. 무성을 인정한 판결처럼 사회문화와 인식이 앞으로도 계속 변화된다면 이제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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