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두 남녀가 서로 만나 가장 떨리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아마 많은 이들이 ‘첫 키스’의 순간을 꼽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어쩌면 첫 키스의 순간은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마음이 일치되는 그 순간에 이뤄지는 찰나의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키스’의 순간은 ‘긴장’ ‘설렘’ ‘순수한 아름다움’ 등 복합적인 감정이 듭니다. 남녀의 키스 장면은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외설스러울 수도 또는 아름다울 수도 있는데요. 구스타프 클림트은 키스의 순간을 ‘황금빛’으로 표현했습니다.

키스(The Kiss, 1907-1908) (출처/위키피디아)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키스(The Kiss, 1907-1908) 그림을 먼저 볼까요?

한 쌍의 연인이 작은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풀밭에 앉아 키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 치 후광처럼 두 사람을 감싸는 황금빛 배경. 키스하는 두 연인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제일 빛나는 순간이겠죠. 두 사람의 감정이 물씬 느껴집니다. 남자는 여인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고 여인은 왼손으로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쥔 남자의 손을, 오른손으로는 남자의 목을 끌어안으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림 속 여인은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남자의 품 안에 가만히 안긴 채 얼굴과 매력적인 입술을 내어주고 있고 여인의 정면 얼굴과 남자의 측면 얼굴은 하나의 곡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남자의 옷은 딱딱해 보이는 직선으로, 여자의 옷은 부드러운 곡선과 화려한 색채로 묘사한 것도 흥미롭습니다. 어쩌면 외설스러울 수 있는 키스의 모습을 신성한 황금색과 안정적인 구도로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클림트가 실제 금박과 금색 물감을 자주 사용하였던 1907-1908년의 이른바 ‘황금 시기(golden period)’의 대표작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금세공업자였던 아버지의 직업 덕분에 그는 금박을 이용한 그림을 그렸었죠.

구스타프 클림프는 대표적인 빈 분리파의 선구자입니다. 빈 분리파는 보수적인 빈 미술가협회에 반해 결성된 예술가 그룹으로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는 자유를!” 이라는 표어를 내세워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표현과 기하학 도형을 사용해서 묘사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프 (출처/위키피디아)

때문에 클림프는 강렬한 상징성과 장식성이 돋보이는 화려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고 많은 인기또한 누렸습니다. 그의 작품은 자연주의와 개성있는 형식의 혼합을 특징으로 하는데요. 기하학 도형과 색채의 장식적 기능을 최대한 살려 그림에 강한 암시를 녹여냈죠. 보고 느낀 것을 솔직하게 그려내는 현대적 예술의 문을 연 그와 그의 작품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프의 키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라 복제품 그림도 많고, 디자인 제품으로도 자주 만날 수 있었지만 그 의미를 알고 나니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5월 14일은 로즈데이, 5월 21일은 부부의 날처럼 연인에 대한 특별한 날이 많은 한 주였던 만큼 아직 전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면 클림프의 그림으로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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