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4시 20분쯤 부산 서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A(39)씨는 빈 차를 털기 위해 차량을 물색하다 한 차량을 선택하고는 조수석의 손잡이를 당겼다. 

잠겨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문은 딸칵 하더니 열렸고 의외의 수고를 덜은 A씨는 차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A씨는 얼어붙고 말았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차의 운전석에 주인인 B(45)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B씨는 이날 술을 마시고 귀가해 차에서 잠이 든 상황이었다. B씨와 눈이 마주친 A씨는 놀라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하고 문을 닫고 달아났다.

출처/픽사베이

B씨는 이른 새벽시간인 점과 남의 차의 조수석 문을 열고 들어오려 했던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량 손잡이에서 지문을 채취해 A씨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었고 수사를 시작한 지 20여일 만에 부산 사하구의 한 여관에서 A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B씨의 예감은 들어맞았다. A씨는 차량털이 전과 7범으로 이미 동종의 범죄 전력이 있었던 것이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A씨를 절도미수 혐의로 입건하고 또다른 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사람은 갑자기 예상지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알 수 없게 된다. 이번 사건은 A씨가 너무 놀란 나머지 한껏 예의를 차려 피식 웃을 수 있는 사건이 되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절도범들은 자신의 범행이 발각되거나 계획과 다른 상황으로 돌입하면 강도로 변하기 일쑤다. 

B씨 역시 술을 마시고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에 A씨가 놀란 나머지 강도로 변했다면 크게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문을 잘 잠그고 잤다면 문이 열리기 전에 먼저 잠이 깨 인기척을 냈을 것이고 그랬다면 절도범은 안으로 들어올 생각 이전에 도망을 먼저 갔을 것이다. 하지만 문이 열려있었기 때문에 A씨는 안으로 들어왔고 그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지금은 웃고 넘길 수 있을지라도 다른 상황에서는 다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차 안에서 잘 때도 문을 잘 잠갔는지 확인하여 그런 상황이 발생할 기회를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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