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이정선 pro] ‘역사는 미래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역사는 분명이 과거인데 미래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역사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고학이라는 학문을 발전시켰고, 과거의 유물, 유적, 기록을 통해 역사를 탐구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과 학문을 함에 있어 새로운 유물, 유적들을 발견하는 것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점들을 탐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

최근 정선에서 발견된 적석 유구의 발견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재청과 정선군, 강원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3월부터 발굴 중인 정선 아우라지 유적에서 대형 적석 유구를 발견했다 ‘유구’란 대진 위에 구축한 것으로 과거 인간들의 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다. 앞에 ‘적석’이 붙은 이유는 쌓을 적(積), 돌 석(石)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돌을 쌓아서 만들었다는 뜻이다. 

적석 유구가 발굴된 정선 아우라지 유적은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조양강을 사이에 넓은 충적지대에 조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작은 방이 벌집 모양으로 여러 개 붙어 있는 적석유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사례가 없었다고 한다. 이번에 발굴된 적석 유구는 내부가 벌집 모양으로 총 51개나 되는 크고 작은 방들이 조성되어 있었고, 내부 방을 조성한 석렬의 가장 아랫단은 강돌을 길게 세워 단단히 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조사 결과 신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 까지 오랜 시간 다양한 문화층이 중첩된 사실이 발견됐다. 석렬 안에서 신라 시대 굽다리 접시인 대부배 3점과 한성 백제 시대 토기인 단경호와 토기 조각이 발견됐고, 청자와 백자, 상평통보 등도 같이 출토됐다. 2016년 3월 이후에 신석기 시대 주거지 1기와 고대 주거지의 불을 땐 자리인 야외노지 10기, 청동기 시대 주거지 62기, 지석묘 등 분묘 유적 16기 등이 발견돼 이 지역에서 선사 시대 대규모 취락이 조성됐던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청동기 시대 주거지 내에서 기원전 13~11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제 장신구가 출토됐는데, 이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학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공사 혹은 개발로 인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이나 유물들이 훼손되어 온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경주시가 황룡사 역사문화관 경계 석축 공사를 진행하다가 통일 신라의 유적인 적심석을 훼손한 사실이 알려져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간이 오래된 유적일수록 작은 외부의 충격만으로 쉽게 훼손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번에 정선에서 발견된 적석 유구는 다양한 시대의 유적을 담고 있는 만큼 그 역사적 가치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의 발견이 미래에 우리에게 어떤 역사적 사실을, 그리고 어떤 지혜를 전달해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연구 과정에서 신중함과 섬세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꼭 염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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