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초현실주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무의식의 세계 또는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하는 20세기 예술과 문학 사조입니다. 때문에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보면 ‘난해하다’ ‘어렵다’ 라는 느낌을 받게 되죠.

그런데 이 그림을 살펴볼까요? 이 그림은 호안 미로의 작품 ‘네덜란드의 실내 1 (Dutch InteriorⅠ, 1928)’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작품 17세기 네덜란드 실내화 <류트를 연주하는 사람>입니다. 이 두 그림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나요?

(출처/ 위키아트, 위키미디아) (좌) 네덜란드의 실내 1 (Dutch InteriorⅠ, 1928) (우) <류트를 연주하는 사람>

호안 미로는 1928년 네덜란드를 여행하면서 암스테르담의 왕립미술관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에 소장돼 있던 네덜란드 바로크 거장들의 작품에 매료된 호안 미로는 곧바로 작품의 그림 엽서를 구입해 파리로 돌아와 ‘네덜란드 실내’ 연작을 그리게 되죠.

‘네덜란드 실내 ’는 총 3가지 작품이 있습니다. 각각  헨드릭 마르텐즈 소르흐 (Hendrik Martenszoon Sorgh)의 ‘류트를 연주하는 사람’, 얀 스텐(Jan Steen)의 <고양이의 무용수업>, <화장실 앞 젊은 여인>을 호안 미로의 방식으로 재구성해 모작한 것이죠. 개인적인 삶의 낙서와 같은 실내 풍경 속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를 현대적인 언어로 재창조한 것입니다.

작품 ‘네덜란드의 실내 1 (Dutch InteriorⅠ, 1928)’를 원작과 함께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출처/ 위키아트)  ‘네덜란드의 실내 1 (Dutch InteriorⅠ, 1928)’ 호안 미로

탁자 옆에 있는 고양이와 개,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 풍경 등은 모두 원작의 모습을 많이 닮아있죠. 녹색과 커피색을 배경으로 주황색의 류트가 보이고, 그 옆으로 하얀 유령처럼 보이는 류트 연주자가 앙증맞은 수염을 달고 있습니다. 창밖의 도시와 실내의 다양한 사물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는 그림은 전체적으로 신나고 밝은 분위기로 관람자에게 유쾌한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미로는 독창적이고 조화로운 자신만의 회화방식을 고수 했는데요. 화보의 그림을 바라보면서 종이 한 장에 밑그림을 그리고 밑그림이 자신의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일 때 옅은 색 물감을 꺼내 자유로운 필치로 진짜 밑그림을 그립니다. 

그 다음에 펜을 들어 세부적인 것을 그리면 제일 처음에 그린 밑그림은 사라지죠, 이 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이때 옅은 색으로 그린 밑그림은 남겨두며 작품을 완성시킵니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은 단순화된 이미지와 부호화된 언어가 캔버스 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관람자에게 미로만의 예술적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하죠. 마치 어린 아이가 자신의 순수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처럼 말이죠.

자, 어떤가요? 호안 미로만의 메시지를 전달받았나요? 조금은 난해할지 모르는 그림이지만 그에게 영감을 준 원본 그림과 비교해보면 그의 메시지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초현실주의 화풍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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