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사상 최악의 취업난, 취업을 하더라도 언제 회사에서 쫓겨날지 모르는 경제적 불안감 때문에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공무원 시험은 매년, 혹은 1년에 몇 번 씩 있기는 하지만 뽑는 인원은 정해져 있고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아 합격률이 그야말로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 과 다를 바 없다.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을 100명으로 친다면 고작 3명이 합격이 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 시험에 전부를 바치다가 좌절되어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지난 24일, 올해로 3년 째 서울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A(25)씨는 이날 어머니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고향인 경북 구미로 가던 중 청주시의 옥산 휴게소 화장실에서 목을 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지난달 18일 치러진 2017년도 제1차 경찰 공무원(순경) 채용 필기시험에 떨어진 뒤 매우 낙담을 하고 있던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달 23일 오전 5시 마포구 와우산 공원에서는 B씨(32)가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B씨의 가방에는 경찰 공무원 시험 문제집과 스스로 채점한 시험지, 손바닥 크기의 수첩이 담겨 있었는데 수첩에는 '부모님께 죄송하고 더는 버틸 힘이 없다. 시험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시험을 쳤다'며 자책하는 글이 쓰여 있었다. 이날은 경찰 공무원 필기시험자 발표를 하는 날이었다.

출처/픽사베이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치르고 있다. 사실 공무원이 인기 있는 국가는 경제적으로 건전하지 못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국가에서 미래가 불확실하고 어떤 특기가 없는 젊은이들에게 시험만 합격하면 평생이 보장되는 직장인 공무원은 꿈 그 자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획일화 된 우리 교육 시스템의 문제도 있거니와 어떤 도전을 성공시키기에는 너무나도 높은 사회적인 장벽들이 젊은이들을 좌절시키는 것이 크다. 때문에 젊은이들은 공무원이 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공부를 하지만 통과 할 수 있는 구멍은 너무나도 비좁아 대부분의 준비생들이 좌절을 맛보고 있다. 

하지만 35대 1이라는 경쟁률은 불합격이 당연한 경쟁률이다. 합격을 한 사람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할 정도다. 열심히 공부를 하여 합격을 하게 되면 자신의 운이 매우 좋았다고 여겨야 할 것이지 이런 이상한 경쟁률에서 통과하지 못했다고 괴로워 하는 것은 달걀로 바위를 부수지 못했다고 괴로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삶은 길고 할 일은 찾아보면 많다. 당장은 할 것이 없어 공무원을 준비했을지 몰라도 사람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공무원을 준비한다고 합격이 확실하지도 않은 그 시험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삼지 말라는 말이다.

그저 공무원 시험 역시 구직활동을 하는 하나의 시간이라고 여기고 합격이 되면 자신의 운이 좋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잘 안 되어 불합격 하게 되더라도 그 동안 공부했던 시간들을 허비했다 여기지 말고 다른 일을 할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그런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합격에 대한 불확실성에 의한 앞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 기간이 길어질수록 드는 비용에 대한 압박감과 이를 지원해 주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당신만이 가지는 것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고 대부분이 같은 좌절감을 맛보고 실패한다. 여기서 먼저 툭툭 털고 일어나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이 또 하나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의외로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좌절은 느끼되 절망은 하지 말자. 한 번 어려움을 겪은 사람은 그만한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는 면역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그것으로 사람의 한계를 만들어 버린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사회적인 변화에 의해서 각광받는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하라. 당신의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하고 당신의 부모님은 당신의 실패보다 절망에 더욱 크게 실망하고 슬퍼할 것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는 고작 취직 활동일 뿐이다. 정말 그 뿐이다. 취직활동에 목숨을 걸지는 않는 것처럼 공무원 시험에도 절대로 그 이상의 의미는 두지 말아야 한다. 할 때는 후회 없이 열심히 하고 아니다 싶을 때는 미련 없이 접도록 하자. 그래야 다음에 오는 기회를 더 잘 잡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공무원 준비를 먼저 겪어봤던 선배로서 이 글을 읽는 공시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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