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이 가사는 동요 ‘오빠생각’의 한 부분으로 서울 간 친오빠를 그리는 여동생의 마음을 담았다.

이렇듯 보통의 오빠와 동생 사이라면 여동생을 보살피고 지키려는 오빠와 그런 오빠를 든든해하는 여동생의 모습이 떠오르게 된다. 그런데 이런 오빠의 마음을 악용해 동생에게 공갈과 협박은 물론 성관계까지 요구한 오빠가 징역을 선고 받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6일 모 매체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김병철 판사가 공동강요 혐의 등으로 친오빠 김모(32)씨와 지인 우모(41)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청각장애인인 여동생의 휴대전화에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감시한 것은 물론 자신의 동생을 성적 대상으로 여겨 성관계까지 강요했다. 그리고 심지어 친구 우씨가 동생을 성폭행 한 사실에 대해서 옹호하기까지 했다.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청각장애인인 동생 김씨는 이혼한 상태이던 2015년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로 “자는 모습을 보니 따먹고 싶다” “아무에게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내가 만족시켜 주마” 등의 음란성 문자메시지가 전송돼 불안해하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 오빠 김씨는 동생 김씨가 이혼한 뒤 여러 남자들을 만나고 문란한 생활을 한다고 여겼다. 그리고는 성당에서 만난 지인 우씨에게 “동생이 걱정돼 위치를 추적해야 할 것 같다. 요즘 동생에게 음란문자가 오고 있는데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위치추적 앱을 설치해 ‘관제(관리하여 통제함)’해야 한다고 말해 달라”고 부탁했고, 우씨는 이 어이없는 제안을 수궁했다.

그 길로 오빠 김씨와 우씨는 비장애인보다 인지능력과 대처능력이 낮은 동생 김씨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너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불법대출이 됐다”며 “개인정보 유출을 막으려면 관제를 계속해야 한다”고 속였고, 이에 동생 김씨는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을 설치하고 위치를 계속 오빠 김씨와 우씨에게 전송했다.

아무래도 이상한 동생 김씨는 지난해 1월 동생 김씨가 “위치추적을 당하는 게 싫어 관제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오빠 김씨는 “네가 관제에 응하지 않아서 관제사고가 났기 때문에 벌금 50억원을 내야 한다. 검찰청에서 벌금 50억원을 내라는 공소장이 나올 것이다. 벌금을 내지 않으려면 관제를 계속해야 한다”고 협박했다. 오빠 김씨는 동생이 의심을 할까 가짜 공소장과 공소집행장을 만들어 건네기까지 했다.

이에 겁먹은 동생 김씨는 하는 수없이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자신의 실시간 위치를 알려주고 매일 오전 1시, 오후 3시, 오후 6시, 오후 9시에 자신의 얼굴과 전신을 촬영한 사진을 이들의 휴대전화로 보내왔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오빠 김씨는 더욱 경악스러운 짓을 동생에게 했다. 바로 동생 김씨를 협박해 성관계까지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씨 역시 의사, 변호사 행세를 하며 수차례 동생 김씨와 성관계 했는데, 우씨의 행동을 알아차린 오빠 김씨는 이를 옹호하고 지원하기도 했다. 어떻게 여동생을 상대로 그런 끔찍한 생각을 하고 친구의 범죄를 옹호를 할 수 있을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법원은 “청각장애인이며 이혼으로 인해 심리적·경제적으로 궁박한 처지에 몰려 있던 동생 김씨를 자신들의 패륜적·비윤리적 성적 욕구의 충족 대상으로 삼기 위한 목적이 보여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며 오빠 김씨와 우씨에게 징역 10월을 판결했다.

오빠의 보살핌을 가장한 김씨의 악행 많은 네티즌은 분노하고 있다. 특히 동생과 성관계를 하기 위해 협박을 일삼은 폐륜적인 행동에 경악하고 있다. 이에 이미 징역 10월이라는 죄를 받게 되었지만, 죄질에 비해 형량이 약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0달 뒤면 동생과 다시 대면할지 모르는 상황, 동생은 자칫 또 다른 악몽에 시달릴지 모른다. 오빠 김씨에게 합당한 처벌과 더불어 정신과 치료 및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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