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레시피]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닌 쌓는 것, 영화 '체인지’ [시선뉴스]
[무비레시피]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닌 쌓는 것, 영화 '체인지’ [시선뉴스]
  • 보도본부 | 박진아 기자
  • 승인 2017.04.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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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최근 극장가에서 <아빠는 딸>이라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사춘기로 아빠와 말은 기본이고 빨래까지 섞기 싫어하는 딸, 자연스럽게 데면데면해진 사이인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저는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면 누구나 한명은 꼭 이 영화의 노래를 부를 만큼 당시 유명했고, 한국 영화에서는 새롭게 시도되는 소재인 만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죠. 청춘스타 정준과 김소연 주연의 <체인지>. 90년대 초중반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억이 되는 영화 <체인지>입니다. 

모습이 바뀐 대호와 은비가 밴드부에 나가는 모습

<영화정보>
체인지(Change, 1997)
코미디 // 1997.01.18 // 105분 // 한국 // 12세 관람가
감독 - 이진석
배우 - 정준, 김소연 

<내가 너로 사는 인생>
바닥을 헤매는 성적, 맞는데는 이력이 난 말썽꾸러기 강대호(정준 분)는 아침부터 하루종일 재수없는 일만 일어납니다. 어머니(박원숙 분)의 똥침 세례에, 만원 지옥철에선 치한으로 오해를 받은 데다가 세침떼기에 모범생인 고은비(김소연 분)는 1분 늦었다고 에누리 없이 이름을 적고 매몰차게 돌아서 버리고 말죠. 

극중 은비와 엄마 아빠

지각으로 화장실 청소를 하게된 대호. 그리고 축제 준비 등으로 늦게 하교를 하게 된 은비. 둘은 늦은 하교길에 우연히 만나게 되고 갑자기 폭우를 만나게 되죠.

갑작스러운 궂은 날씨,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호와 은비는 번개를 맞고 정신을 잃게 되고, 둘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바로 둘의 몸이 바뀌게 된 것이죠. 바로 그 순간부로 모든 것이 낯설게 변화 됩니다. 가족들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 심지어 남자와 여자, 서로의 성장기에 이해하지 못하는 신체적 변화와 특징들로 당황스러운 상황은 계속 됩니다. 

불끈 솟아오르는 아랫도리에 주체하지 못해 눈물짓는 은비의 모습

아침이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아랫도리를 주체하지 못해 눈물짓는 은비는 시종일관 몸을 추스르며 얌전을 떨고, 생리대의 갑갑함을 알게 된 대호(김소연 분)는 아무때나 힘 자랑하듯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서 주위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두 사람이 체인지된 후 이상하게 변해버린 은비의 행동을 걱정하던 부모님(유인촌, 박정수)은 마침내 이민을 결심하게 되고, 대호가 함께 하던 락그룹은 은비와 함께 마지막 공연을 준비합니다.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면서 그동안의 오해와 갈등은 해소되고, 화합의 장이 이루어지는데 그날처럼 심상치 않은 번개가 내려치면서 폭우가 쏟아지게 됩니다. 바로 그 날과 비슷하게 연출되는 상황, 과연 대호와 은비는 본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은비의 속옷을 보고 좋아하는 대호의 모습

<하고 싶은 이야기>
- 20년 전의 추억 
20년 전에 개봉된 영화 체인지, 당시 학창시절을 경험하고 있었다면 아마 이 영화에 대한 추억이 더 클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체인지는 당시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기 때문에 당시를 추억하고 회상하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당시에 자연스럽게 소지하고 다녔던 삐삐, 집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커다란 유선/무선 전화기. 학교에 항상 존재했던 무서운 학생주임 선생님과 선도부. 그리고 학생주임 선생님에게 잘 못 걸리면 항상 벌칙으로 받던 화장실 청소까지. 사실 지금의 학창시절을 100%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영화 체인지 속의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 시절이 벌써 20년 전이라니, 저만 추억이 새록새록 한 것은 아니겠죠?

대호와 은비의 모습이 바뀐 상황

- 20년 전의 체인지 
20년 전 영화 속 체인지는 주로 신체적인 변화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대부분의 내용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부를 잘 하는 모범생 은비와 그렇지 않은 문제아 대호가 서로 몰랐던 차별과 오해들을 알리는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사춘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던 남/여의 신체 변화와 불편함 그리고 쑥스러운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영화를 볼 때 개인적으로 ‘저런건 너무 창피한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보니 어쩌면 누구나 다 자연스럽게 알아야 하는 내용을 당시 우리들은 영화로만 접할 수 있던 사회 환경속에 살았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20년 전 당신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영화 체인지를 통해 당시의 내 모습과 내가 했던 생각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대호와 은비의 모습이 바뀐 상황

‘벌써 20년 전’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제가 이제는 그 말을 사용하게 되다니 묘한 기분이 듭니다. 그만큼 시간은 빨리 흘렀고, 그 긴 시간 동안 저는 많은 추억을 쌓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니 제가 잊고 살았던 추억들도 떠오르더군요.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닌, 쌓는 것이라고. 혹시나 내가 그동안 쌓아올린 시간을 잊고 지낸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면 영화 <체인지>는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