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pro]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은 언어가 가진 힘에 대한 좋은 면을 나타낸 표현으로, 반대로 “말 한마디로 평생 남을 상처를 준다”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말로인한 문제를 수 없이 봐왔고 겪어왔다. 작은 입에서 시작한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 편이 나눠지기도 하고, 심지어 폭력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말은 나비효과 같아서 그 파장이 좋게 번져나갈 수도 있지만 암과 같이 번져나갈 수도 있는데, 후자의 사례로 ‘헤이트 스피치’를 들 수 있다.

헤이트 스피치란 증오(hate)와 연설(speech)이 합쳐진 말로 편파적인 발언이나 언어폭력을 뜻한다. 표면적인 의미로 ‘증오연설’이라 부르기도 하고 증오의 감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증오언설’라고도 한다. 이외에 증오 발언, 증오 표현, 증오 언어, 증오 선동 등으로 불린다.

헤이트 스피치는 일반전 언어 행위 외에도 공공장소에서 이루어지는 편견과 폭력을 부추기는 위협, 폄하, 선동 발언 등은 물론이고 국기 등 상징물을 모욕하는 행위까지 포괄한다. 그만큼 광범위해서 국적, 인종, 성, 종교, 성 정체성, 정치적 견해, 사회적 위치, 외모 등에 모든 부분에 걸쳐 이루어진다.

헤이트 스피치의 심각성은 상대에 상처를 주고 갈등을 만드는 것을 넘어, 과격 양상을 보이면 곧 폭력, 테러 등의 과격 범죄행위로 드러난다는 점에 있다. 이를 헤이트 크라임(증오범죄)라고 한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이러한 문제는 끊임없이 벌어졌고 그 심각성이 대두되자 미국, 독일,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개별적으로 이를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헤이트 스피치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퍼진 것은 2013년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등 일본의 극우 세력이 재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헤이트 스피치를 자행하면서 부터다. 당시 일본 내에서 약 161건에 이르는 헤이트 스피치 시위를 열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도쿄나 오사카 거리에서는 “조선인은 떠나라, 조선인을 죽여라”라는 증오 구호가 가득했다.

헤이트 스피치가 공론화 된 것은 이때부터지만 오래 전부터 헤이트 스피치, 그리고 그로인한 증오범죄는 꾸준히 생활 곳곳에 있어 왔다. 왕따, 시위, 파업, 다툼, 전쟁 등 전반 적인 갈등의 요소로 작용되어 온 것이다.

타인에게 상처는 물론 증오성 범죄까지로 이어지는 헤이트 스피치. 헤이트 스피치는 많은 갈등의 원인이 되는 만큼 근절하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이를 악용해 갈등을 조장하려는 세력에게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더불어 비단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큰 사안뿐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서 자행되는 헤이트 스피치 역시 모두가 돌아봐야할 문제이다. 가정에서 또 직장, 학교에서 누군가에게 헤이트 스피치를 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헤이트 스피치를 가하며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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