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기자 / 디자인 이연선 pro]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는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은 받지 못하고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는 논문의 수조차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왜 돈은 많이 쓰고 있으면서 우리는 노벨상을 타지도 못하고 논문의 양과 질이 높아지지 못하는 것일까?

첫째, 한국 정부의 과학에 대한 정책이 팔랑귀 수준이다. 우리 정부는 기초과학 등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곳에 꾸준한 투자를 하는 것 보다 이슈가 되는 것에 갑작스레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네이처는 일례로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하자 정부가 인공지능에 202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들었는데, 현명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그룹과의 논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세기의 바둑 대결에 고무되어 거의 즉흥적으로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를 결정했고 이런 결정은 한정되어 있는 자원의 이동을 의미하여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이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네이처는 이런 즉흥적이고 현재 진행 중인 연구 분야에 더욱 집중 투자하는 것이 훨씬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 대한민국은 창의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나라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는 연구실에서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한국 문화는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하고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의식이 있어 튀는 행동을 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탄생을 막는다.  

셋째, 노벨상에 대한 집착‘만’ 강하다. 아직 과학 분야에서 단 한 번의 노벨상도 타지 못 한 대한민국. 옆 나라 일본은 한 해에 두 명이나 노벨상을 수상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후보에도 거의 오르지 못했다. 노벨상을 타기 위한 투자를 많이 하지만 어떻게 해야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는 상태다. 즉 엉뚱한 곳에 지원이 되고 있어도 그걸 알아 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넷째, 기초과학분야에 인색하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금방 경제적인 가치를 벌어들일 수 있는 응용과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당장 돈이 안 되는, 아니 돈을 써야만 하는 기초과학분야에는 투자를 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기초과학수준이 높아야 진정으로 과학력이 높다고 말 할 수 있고 미래 국가경쟁력의 기반을 닦을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투자는 지속적으로 되는데 연구 환경은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이는 과학에 대한 투자가 어느 한 쪽으로 몰리거나 엉뚱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와 같다. 또한 응용과학 외의 과학을 등한시 하여 기초 과학 등을 우대하는 다른 나라로 많은 연구 인력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의 발전이 없는 나라가 과연 선진국으로 갈 수 있을까? 다르게 말해서 과학이 발전한 나라 중에는 선진국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노벨상을 억지로 수상하기 위해 연연할 것이 아니라 기초과학부터 꾸준히 잘 지원을 해 주고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그 명예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