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디자인 이연선 pro] 기독교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크리스마스만큼이나 큰 축제가 곧 다가오고 있다. 바로 ‘부활절’이다.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독교 축일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날을 위해 신자들은 미리부터 달걀을 삶아 예쁘게 그림을 그리고 포장한다. 그리고 부활절인 주일에 함께 미사를 드린 다음 준비한 달걀을 서로 나누며 부활의 기쁨을 즐긴다.

오늘날 기독교에서 지키는 부활절은 기원 후 325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집한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된 것이다. 춘분(春分:3월 21일경) 후의 최초의 만월 다음에 오는 첫째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정했고 이에 따라 보통 3월 22일부터 4월 26일 사이에 지켜진다.

초대교회에서는 부활절을 ‘파스카’(Psacha)라고 불렀다. 이는 구약의 유월절(Passover)을 뜻하는 히브리어 ‘페사흐’(Pessah)에서 나온 말이다. 이는 초대교인들이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16장 6, 9절에서 그리스도를 가리켜 “유월절 양”을 가리킨 것을 근거로 예수 그리스도가 영원한 유월절 양으로서 우리를 위해 구속 희생을 당한 사실에 근거해 구약의 유월절을 예수의 부활 기념일로 변용시켜 기념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한편, 부활절을 의미하는 영어 ‘이스터’(Easter)는 고대 앵글로 색슨어인 Eastre와 Ostara가 합성된 말로, 유럽의 튜튼족이 숭배한 새벽과 봄의 여신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됐다. 즉 새벽은 어둠을 물리친다는 의미, 봄에는 새 생명이 겨울을 이기고 나온다는 의미에서 각각 부활절과 관련이 있어 두 단어를 합성해 부활절을 가리키는 명칭이 된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의 부활절은 ‘그리스도의 부활’이라는 종교적 의미와 ‘봄의 시작’이라는 비종교적 의미를 모두 축하하는 명절이다.

그렇다면 부활절의 상징인 달걀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여러 가지 유래가 있다.

첫 번째 유래, ‘모든 생명은 알에서부터 나온다’라는 로마의 속담에서 유래 됐다는 설. 달걀은 봄, 풍요, 다산 등 보이지 않는 생명의 상징이었다. 겉으로는 죽은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생명이 깃들어 언젠가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만물이 소생하는 것에 비유되기도 했다.

따라서 신자들은 이러한 의미를 갖는 달걀을 새로운 생명의 기원인 부활과 연관을 맺었다. 역사의 기록에도 로마 시대에 달걀은 마술적인 의미가 있어 죽은 이를 위한 껴묻거리로 무덤에 넣어지곤 했는데 이러한 관습들이 부활절 달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유래,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를 지날 때 잠시 십자가를 대신 져준 구레네 시몬의 직업이 달걀 장수였다’ 라는 설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뒤 시몬은 집으로 돌아갔다. 암탉들이 낳은 계란이 모두 무지개빛으로 변해 있었고, 이후 교회에서는 달걀을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 번째 유래, 사순절 금욕·금식 기간과 연관이 있다. 부활절이 오기 전 예수의 고난을 기억하며 함께 금욕의 시기를 보내는 시간인 ‘사순절’이 있다. 이슬람의 라마단처럼 이 시기에 수도원에서는 절제나 보속의 정신으로 짐승 고기뿐만 아니라 물고기, 달걀까지도 먹지 않고 다만 빵과 마른 채소로 식사를 하는 금욕 생활을 한다.

그리고 부활절 토요일 부활의 종소리가 울리면 이 때 첫 아침 식사로 오믈렛이나 반숙된 달걀을 먹는다. 그 맛이 얼마나 달콤할까. 그러나 당시에는 달걀이 귀해 부유층만 먹을 수 있었고, 대부분의 신자들은 부활절 아침 식사 때야 비로소 달걀 요리를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부활의 기쁨과 함께 이웃과 달걀을 선물로 주고받는 풍습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부활절 달걀에 색을 칠하는 풍습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시작 됐다. 부활 달걀은 승리의 색으로 ‘죽음을 쳐 이긴 새 삶’을 뜻하여 처음에는 붉은 색으로 물들여졌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부활절과 부활절 달걀. 올해 조류독감 등으로 달걀 값이 오르면서 더욱더 소중한 부활절 달걀이 될 것 같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만물의 시작을 뜻하는 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부활절’을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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