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배우 이영애, 송승헌 주연의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는 신사임당의 일대기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의 정취를 그대로 화폭에 담아낸 동양화가 자주 등장해 시청자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시대 속 신사임당(이영애)과 현대의 대학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을 연결 시켜주는 연결고리로 안견의 그림 ‘금강산도’가 등장하는데요. 드라마에서는 ‘금강산도’가 안견의 작품으로 설정돼 있지만 실제로 안견의 작품 중 현존하는 것은 ‘몽유도원도’가 유일합니다.

유명 드라마 출연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몽유도원도’를 그린 안견은 어떤 사람일까요? 

아쉽게도 안견에 대한 사료적 자료는 많질 않습니다. 1445년 신숙주가 쓴 ‘화기’에 따르면 “총민하고 옛 그림을 많이 보아 여러 대가들의 좋은 점을 절충했다. 못 그리는 것이 없지만 산수화를 특히 잘했다”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안견- 몽유도원도, 1447년 (출처/위키백과)

안견은 본관이 지곡으로 신분이 낮은 화원 출신의 화가인 것 외에 언제 태어나서 세상을 떠났는지, 어떻게 화원이 되었으며 누구에게 그림을 배웠는지도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사랑한 안평대군의 총애를 받은 화원이었습니다. 정4품 호군의 벼슬까지 몰라 궁중의 중요한 회사까지 도맡아 그렸죠. 그러나 안견을 후원했던 안평대군이 ‘역적’으로 수양대군에게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가 그린 그림들 중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죠.

그렇다면 그의 현존하는 유일한 작품인 ‘몽유도원도’를 살펴볼까요?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의 꿈을 묘사한 것입니다. 안평대군이 서른 살이 되던 해 그는 복숭아밭을 노니는 환상적인 꿈을 꿉니다. 다음 날 안평대군은 꿈을 잊지 못했고 안견에게 명하여 그림을 그리게 했습니다. 그로부터 사흘 뒤 안견은 그림을 완성하죠. 안견의 그림이 무척이나 맘에든 안평대군은 ‘몽유도원도’라는 제목을 직접 써서 두루마리의 앞부분을 장식하고 기문에 작품의 제작 과정을 손수 적어두기도 했습니다. 

 

또한 당시 문장이 뛰어났던 문사 21명에게 찬시와 찬문을 부탁해 문사들의 글과 안평대군의 글씨, 안견의 그림으로 시서화 삼절을 이루게 되죠. 그렇다면 그림을 좀 살펴볼까요?

보통의 두루마리 그림들과 다르게 왼쪽 아래부터 오른쪽 위로 대각선을 따라 그림이 전개됩니다. 왼쪽엔 우리가 현재 사는 현실세계, 오른쪽에는 환상적인 도원의 세계가 뚜렷하게 대조를 보이고 있죠. 현실 세계는 부드러운 토산(土山)으로 이루어져 있고, 도원의 세계는 기이한 형태의 암산(巖山)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그 차이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산들은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점점 높아지는 경향을 띠고 있는데요. 왼쪽의 현실세계는 정면에서 바라본 시점으로 그려져 있고 오른편의 도원은 위에서 내려다 본 부감법(俯瞰法)을 적용하여 표현되어 서서히 웅장감이 느껴지도록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이색적인 것은 여러 개의 산들이 따로따로 떨어져 있으면서 하나의 통일된 전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특색은 조전 초기 안견파 산수화와 그 영향을 받은 일본의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 산수화에서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안견의 이러한 독특한 화풍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화풍을 형성하여 후대의 한국 산수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매번 서양화를 만나다 이번에는 동양화를 만나봤는데요. 색감이 화려한 서양화와 달리 수묵의 느낌으로 은은하게 깊은 묵직함을 전달하는 동양화의 아름다움도 자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벚꽃이 흩날리는 한 주입니다. 안평대군이 꿈꾼 복숭아밭처럼 우리는 벚꽃도원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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