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하루에도 수백 수천개의 신곡이 쏟아지는 음반시장. 하나의 곡이 세대를 아우르며 불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임과 동시에 영광스러운 일이다. 91년 발표돼 ‘이별’ 대표 발라드로 사랑받는 '이별여행'. 그 주인공 가수 원미연이 무려 8년 만에 가요계에 발을 내딛었다. 그런데, 그녀의 신곡 '소리질러'의 탄생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는데, 그녀가 지르는 ‘소리’를 들어보자.

PART 1. 가수 원미연을 찾아 ‘소리질러’

8년만에 <소리질러>로 컴백한 가수 원미연

- 안녕하세요. 아~! 원미연씨 정말 반갑습니다. 제가 정말 팬이예요.

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8년 만에 '소리질러'라는 곡으로 컴백하게 된 원미연입니다.

- 원미연씨 8년 만에 컴백한 소감은 어떠세요?

사실 그 동안 라디오 DJ며, 각종 방송 활동은 틈틈이 해오며 시청자 여러분께 얼굴을 비췄는데, 이렇게 가수 원미연으로 오랜만에 활동을 시작하니까 여러모로 참 설레기도 막막하기도 해요.

- 85년 대학가요제부터 경력이 30년이 넘으셨는데, 아직도 떨리세요?

이번 떨림은 좀 달라요. 음 뭐랄까 조금 막막한 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요즘 정말 노래잘하고 실력 있는 가수들의 음반이 막 쏟아져 나오잖아요. 그런 가운데 요즘 세대들에게는 가수보다 그냥 방송에서 봤던 사람으로 인식되어있는 제가 다시 가수 원미연으로서 활동한다는 것이 풀기 힘든 매듭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수 원미연을 알리고 제 신곡 '소리질러'를 들고 무대에 서야할지...저를 잘 모르는 세대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이런 부분에서 말이죠. 그런데 반면에 더 의지가 타오르기도 하고 신인때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기분입니다. 한마디로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8년만에 <소리질러>로 컴백한 가수 원미연

- '이별여행'이라는 명곡을 남긴 가수 원미연씨가 이런 고민을 하신다니 놀랍군요.

네, 사실 이별여행이 워낙 유명해서 많은 대중들에게 “와 정말 좋은 노래다”라는 평이 아직까지도 들려서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하지만 대다수의 요즘 세대들은 그 노래의 가수가 저인줄을 모르죠. 하하하 그래서 차라리 저는 '이별여행'은 이별 여행대로 명곡으로 남고, 앞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저 원미연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창법도 많이 바꾸고, 노래의 이야기도 이별이 아닌 ‘꿈과 자아’를 담았습니다.

- 그런 고민이 많으셨다면, 앨범 준비도 남달랐을 것 같아요.

네 그렇죠. 이번에 음반 작업을 작곡가 이경섭씨와 함께 진행 했어요. 조성모씨를 비롯해 김경호씨, 김정민씨 당시 최고의 가수들과 함께 음반 작업을 하고 그야말로 히트를 시켰던 작곡가 기억하시죠? 이번에 저는 처음 작업을 했는데 정말 깐깐하시더라고요. 저의 창법을 전부 바꾸기도 했고요. 하나부터 열 가지 하나하나 저의 노래를 컨트롤 했죠. 과정에 있어서 참 힘들었지만 어쨌든 좋은 음반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8년만에 <소리질러>로 컴백한 가수 원미연

- 이경섭씨와 함께 작업 하셨군요.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네 하하하 좋아하시는군요. 그 이경섭씨와 작업을 했습니다. 경섭씨가 저를 처음 봤을 때 그랬어요. “누나는 제가 정말 엄청 좋아하는 가수예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싹 바꿔놓을 거예요” 무서웠죠. 음반 녹음 작업에 있어서 정말 깐깐한 스타일이거든요. 제 창법 하나하나 세밀하게 수정의 방향을 이야기 해주면서 면밀히 작업을 하더라고요.

일단 제가 가수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던 시절에는 발음이 굉장히 정확하게 하는 게 추세였어요. 마치 성우처럼 말이죠. 우선 그런 부분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더라고요. 그냥 담담하게 말하듯이 부르라면서요. 그리고 노래를 꾹꾹 누르면서 힘주고 부르지 말고 힘을 빼고 불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요청을 듣고 저는 생각했죠. ‘아니 힘을 빼고 어떻게 노래를 부르지’....그렇게 녹음을 몇 번 갈아엎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갈등이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경섭씨가 저를 변화 시키더라고요. 괜히 히트곡을 탄생시키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신뢰가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결국 저도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창법이 많이 바뀌었고 결과에 대한 만족도 높습니다.

8년만에 <소리질러>로 컴백한 가수 원미연

- 그렇게 힘겹게 탄생한 신곡 '소리질러' 소개 부탁드릴게요.

네 소리질러라는 노래는, 막 소리지르는 노래가 아니구요. 내면에 소리를 질러보자라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입니다.

우리가 힘든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르죠. ‘아...내 꿈은 어디로 갔지?...나 OOO은 어디로 가벼렸지?’ 이렇게 내가 사라져버린 듯한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어요. 활발한 가수 활동을 이어가다가 활동을 멈추고 한 사람의 아내로 그리고 사랑하는 딸의 엄마로 살아가다 보니...정작 ‘나 원미연은 어디에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문득 예날 사진들을 꺼내 보았는데,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꿈 많고 활기찼던 그때의 내가 참 보기 좋더라고요. 한동안 멍하니 바라 봤습니다. 가끔 그럴 때 있잖아요. 옛날 사진첩 펴놓고 ‘아 저럴 때가 있었구나’ 하는 감상에 빠지는...

그렇게 저를 찾고 싶었어요.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는 것도 정말 행복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내 안에 나를 찾고 싶었어요. 즉 내면에 소리를 질러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고 싶었어요.

이러한 감정들을 작곡가 이경섭씨에게 다 털어 놓았죠. 그렇게 탄생한 노래가 바로 '소리질러'입니다.

- 아...제가 미리 곡을 들어보고 느꼈지만, 이렇게 직접 들으니까 정말 공감이 가네요.

그렇죠? 그런 공감을 좀 이끌어 내고 싶었어요. 분명 내면에 소리 지르고 싶은 감정이 저만의 감정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 했어요.

8년만에 <소리질러>로 컴백한 가수 원미연

- 그런데, 저는 '소리질러'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뭔가 빠르고 센 곡이 예상되었어요.

이 부분 역시 경섭씨와 제가 약간 의견 충돌을 벌였던 부분이에요. 저도 처음에 곡하고 제목을 받았는데 너무 분위기가 안 맞는 거예요. 제가 라디오를 진행 했어서 그런지 이 노래는 막 에너지가 넘치기보다 잔잔한 울림이 있는 노래인데, 왠지 진행자가 이곡을 소개할 때 막 힘 있게 소개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저 역시 진행자의 마음으로 몇 번을 ‘원미연이 부릅니다 '소리질러’라고 입에 붙여보려고 했는데 억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매칭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경섭씨에게 제목을 바꾸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섭씨만의 감상과 콘셉트가 있어서있지 절대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목까지도 믿고 따르자라는 생각으로 수긍했습니다.

8년만에 <소리질러>로 컴백한 가수 원미연

‘내 안에 나를 찾는 소리를 질러보자’라는 메시지를 담은 '소리질러'로 8년 만에 컴백한 가수 원미연. 그녀는 8년 만의 컴백이 설레기도 한 반면 막막하다는 속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가수 원미연의 눈빛에서는 자신의 음악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들려주는 다음 이야기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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