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인종차별은 집단의 신체적 특성이 보다 우세하거나 보다 열세한 인종이라고 확인될 때 심리적 특성도 그와 같은 식으로 연결 지어 생각하려는 신념입니다. 대부분은 피부색, 골격, 문화적 또는 종족적 특성과 같은 신체적 특성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대부분 인종의 계급사회에서 가장 우위 계급을 ‘백인’이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백인이 거의 유일하게 하위에 있다고 여겨지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힙합’입니다. 흑인소울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힙합이 흑인의 전유물로 알려지던 시기, 당당히 백인으로 천재성을 인정받은 가수 에미넴(Eminem). 오늘은 백인의 불모지에서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게 된 에미넴이 가수가 되기 전 어려운 과정을 다룬 영화 8마일(8 Mile, 2002)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영화 8마일 속 지미 스미스 주니어(에미넴)

<영화정보>
8마일(8 Mile, 2002)
드라마, 뮤지컬 // 2003.02.21 // 110분 // 미국 // 15세 관람가
감독 - 커티스 핸슨
배우 - 에미넴, 킴 베이싱어, 브리트니 머피, 메키 파이퍼 

<그의 희망은 분노에서 시작된다>
디트로이트의 소외받은 계층은 생존 그 자체가 삶의 목적입니다. 이러한 계층, 특히 빈민 흑인들에게 힙합은 탈출구이자 삶의 에너지였죠. 

그리고 지미 스미스 주니어에게도 힙합은 유일한 출구이자 그를 지탱해주는 에너지였습니다. 결손 가정에서 살고 있는 지미는 그의 친구들, 카리스마적 인물인 퓨쳐, 낙천적인 몽상가 솔, 행동파 DJ IZ, 느리지만 꾸준한 체다 밥과 그들만의 가족을 이룹니다. 그리고 그들은 언젠가 성공하리라는, 이 암울한 현실로부터 탈출 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죠. 

영화 8마일 속 지미 스미스 주니어(에미넴)

그들은 밤이면 디트로이트의 힙합 클럽에 모여 그들의 꿈을 키웁니다. 힙합 클럽에서는 디트로이트 최고의 래퍼들이 모여 밤마다 랩 배틀에 참가하는데, 랩 배틀은 주로 상대방에 대한 공격으로 이루어집니다. 리듬에 맞춰 랩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 그리고 가장 재치 있게 상대방을 공격한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겁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지미 스미스 주니어의 랩 실력. 그러나 흑인들 사이의 차별과 억압으로 그는 무대에서 제대로 랩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래빗’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어머니의 집에 얹혀살며, 공장에서 일을 하며 심지어 여자친구까지 친구에게 뺐기는 그의 삶. 그러나 분노가 쌓이며 그는 그 속에서 희망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는 과연 그의 제대로 된 실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디트로이트 힙합 클럽에서 랩 배틀을 하는 모습

<하고 싶은 이야기>
- 너 그럴 때 있니?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8마일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미'가 영화 도중 뱉는 대사입니다. 
하지만 원 대사를 살펴보면 
Like when you gotta stop living up here and start living down here? (꿈속에서 그만 살고 언제 현실로 돌아와야 하냐고?)라고 말을 하죠. 

명대사가 나오는, 공장으로 출근하는 길의 지미 스미스 주니어(에미넴)

이 부분을 극장에서 들여오며 우리나라의 현실과 극장의 글자 수 등을 고려해 깊은 의미를 담아 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오역이다’ ‘원 뜻과 너무 많은 차이가 난다’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대중들이 이 대사를 명대사로 꼽는 것이 현실이라면, 본 뜻이 변화되어 작성된 자막을 그렇게 비난만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물론 영화를 통해 저 대사의 답을 찾을 수 는 없습니다. 꿈과 현실의 괴리감. 견딜 수 없는 그 괴리감 속에서 어떻게든 견뎌야 하는 우리의 삶. 영화는 어떠한 결론은 내려주거나 우리가 갖는 괴리감을 위로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죠. ‘너는 이 시궁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니?’라고 말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을 ‘인생(人生)’이라고 합니다. 즉 인간은 답을 찾기 위해서 살아가는 겁니다. 영화는 위로하지 않습니다. 그가 겪는 고민의 고뇌를 보며 나 역시 고뇌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 일 자체는 답을 위한 고뇌의 시간일 테니까요. 

랩 배틀에서 선전하고 있는 지미 스미스 주니어를 응원하는 친구들

- if you had on-e shot, or on-e opportunity. 
To seize everything you ever wanted in on-e moment. 
Would you capture it, or just let it slip? 
(만약 네가 원해왔던 모든 것들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딱 한 번 있다면, 
그 기회를 잡을래 아니면 그저 놓쳐버릴래?)

만약 당신에게 인생에서 내가 원했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에미넴의 전설 같은 노래로 알려지고 있는 이 노래는 영화 속에서 지미가 랩 배틀에서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뒷모습과 함께 흐르는 노래입니다. 

디트로이트 힙합 클럽에서 랩 배틀을 하는 모습, 기회를 잡는 지미 스미스 주니어(에미넴)

현실이 시궁창 같다고 해서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당신에게 그 기회가 온다면 당신은 잡을 수 있다고 확신 하나요? 아니, 더 냉철하게 말해서 기회를 잡는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나요? 아마도 그 기회 속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죠. 만약 기회가 온다면 절대 놓치지 말고, 온전히 그 속에 빠져 들어 보십시오. 당신의 삶에서 그런 기회와 행운은 한 번뿐일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지미 스미스 주니어의 여자친구역인, 지금은 고인이 된 알렉스 역의 브리트니 머피(Brittany Murphy).

인간세계에서 계급과 차별은 언제나 존재해 왔습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고 차별이 없다고 하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은 존재하며, 암묵적으로 남자가 해야 할 일 그리고 여자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성별뿐일까요. 인종에 대한 차별도 여전히 우리사회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미넴은 이 인종차별을 넘어 세계 최고의 래퍼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재능을 쌓아왔습니다. 

누군가는 성공한 사람들을 바라보면 이런 말을 합니다.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어요” 그렇다면 그 성공한 사람이 겪어낸 힘듦과 어려움도 감당해 내야 하지 않을까요? 쉽게 정상에 오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지금 당신이 힘이 든다면, 그건 아마 정상에 오르는 과정이기 때문일 겁니다. 한 번은 찾아올 기회를 위해 달려가는 이 순간이 너무 힘이 드나요? 천재가 되기 위한 고통의 시간을 함께 겪어줄 에미넴의 영화 <8마일>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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