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최지민pro] 따말은 따뜻한 말 한 마디의 줄임말로 명사들의 명언, 드라마와 영화 속 명대사 등을 통해 여러분에게 힘이 되고 감성을 심어주는 시선뉴스의 감성 콘텐츠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낸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은 어떨까요? 시선뉴스는 우리 모두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어디를 가나 유독 막내인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어디를 가나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단순히 나이가 어려서 혹은 나이가 많이 들어서라고 말하기 어려운, 그런 상황 말입니다. 

저는 거의 후자인 편이었습니다. 어쩌면 저의 삶이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들보다 대학에 늦게 입학했고 어학을 전공하면서 어학연수라는 핑계로 1년을 휴학하기도 했으며 취업의 전선에 뛰어들며 백수의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저의 삶이었기에 저보다 1년 일찍 대학에 입학하고, 1년 휴학하지 않으며, 바로 취업을 한 친구들에 비해 저의 인생 시간표는 최소 3년이 늦은 겁니다. 

가장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은 역시 ‘늦었다’는 생각이 맴돌 때 였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어학연수를 결정하며 휴학을 해야 할 때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때 제가 이런 걱정들을 버릴 수 있도록 도와준 책 그리고 그 속의 말이 있었습니다. 

“가을에 피는 국화는 첫 봄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개나리를 시샘하지 않는다. (중략) 그저 묵묵히 준비하며 내공을 쌓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가 매미소리 그치고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 드디어 자기 차례가 돌아온 지금, 국화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그 은은한 향기와 자태를 마음껏 뽐내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늦깎이라는 말은 없다. 아무도 국화를 보고 늦깎이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쳐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철에 피는 꽃을 보라! 개나리는 봄에 피고 국화는 가을에 피지 않는가.”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중-

위 글은 국제구호 전문가 한비야씨가 중국에서 1년 동안 공부를 하던 과정을 에세이 형식으로 작성한 책의 일부분입니다. 어릴적부터 중국어를 배우고 싶었던 그녀는 더 늦기 전에 중국에서 딱 1년만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그 마음을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당시 40세가 넘은 그녀는 만나는 사람마다 “공부하기 힘드시죠?”라는 등의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어려움도 많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즐거움은 더 컸습니다. 

그렇다고 그녀가 늦깎이에 대한 고찰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녀는 세계여행을 통해 누구나 인생에 자기의 시간표가 있음을 깨닫게 됐고, 마침 가을이라 한창 핀 국화를 보면서 저런 생각을 정립한 겁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에게는 객관적인 시간표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몇 살에 대학을 입학하고, 취업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등등 나와 남이 생각했을 때 적정한 시간과 시간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시간표는 아닙니다. 모든 사람은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듯 지금 내가 친구들보다 조금 늦는다고 해서 그것이 절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 생각 안에는 ‘부끄럽지 않은 나만의 삶’이 전제조건이 되어야겠죠. 

내일 4월 1일은 대부분의 대학과 대학원 등의 MT가 있는 날입니다. 내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난주 혹은 다음주에는 대부분 이루어집니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한해 더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라면 많은 자책감과 외로움이 동반된 괴로움의 시간들이 될 것입니다. 

따뜻한 봄이 다가오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친구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아이가 둘인 친구들도 있고 결혼 평균 연령이 남성보다 여자가 더 어림에도 여자인 저보다 먼저 결혼을 해서 아이까지 있는 남자 친구들도 있습니다. (물론 솔직히 지금도 저는 내가 늦은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매일 하곤 합니다. ^^;) 아무튼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지금 저의 삶이 후회스럽거나 싫지 않습니다. 저는 언제나 조금씩 늦었지만 그만큼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내 자신이 늦었다고 초조해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당신에게는 당신의 시간표가 있고, 당신이 노력해도 지금 당장 보이지 않은 것은 아직 내공이 덜 쌓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꾸준히 노력한다면 당신에게도 빛날 그 시간이 찾아온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그런 날~ 나의 인생 시간표에 맞춰 한 발작 전진하는 날!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쳐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철에 피는 꽃을 보라! 개나리는 봄에 피고 국화는 가을에 피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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