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이연선 pro] 유교 경전 <예기>에는 공자와 그의 제자 자유의 대화가 수록되어 있다. 여기서 공자는 이상적인 사회 발전 단계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온포(溫飽)’ 사회로 백성들이 먹는 문제가 해결된 사회, 그 다음 단계는 ‘소강(小康)’사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삶의 질이 보장된 사회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대동(大同)’사회, 만인의 신분적 평등과 재화의 공평한 분배가 이뤄지는 사회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2020년 중국의 1차 목표는 ‘샤오캉 사회’, 소강 사회의 실현이다. 시진핑은 201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등극한 이후부터 줄곧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강조했다. 지난 3월 열린 양회(兩會)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은 “올해는 제 13차 5개년 계획이 심화되고, 중국이 2020년 ‘샤오캉 사회’ 완성을 향한 마지막 단계로 보는 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2020년은 중국 공산당이 창당한 지 100년째 되는 해로, 이 때 샤오캉 사회로의 발전을 통해 중국의 위대한 모습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목표는 세계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응이라는 슬로건을 담고 있는 샤오캉 사회 건설은 과거 중국을 반식민지로 전락시킨 아편전쟁 이후 외침과 내란 속에서 신음하며 고통받아온 중화민족이 이제는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대국굴기’의 표현이다. 이를 통해 중국 내부적으로 강력한 국민단결을 이끌어내고, 미국과 대등한 군사력을 가져 중국이 국제 사회 질서에 주도자로 나서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민생 문제의 해결’이다. 이번 양회에서도 인민들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사회 공평과 정의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병자에게는 치료를, 노인에게는 보살핌을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우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0만 명 이상의 빈곤계층을 줄인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각 지방 정부의 빈곤문제 해결에 대한 실적 평가도 대대적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또한 고령화 인구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 의료제도 시스템을 개선하고 공립병원의 의약품 가격도 전면 인하하기로 했다.

또한 경제 분야에서는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설정했다. 중국 정부는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 일자리 창출, 금융 안전 강화, 민생 보장과 환경 보호 등을 통해 중국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중국 내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영 상황이 부실한 ‘좀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구조조정과 함께 중앙 정부의 간섭 약화, 시장 진입 확대, 혁신과 창업 장려 등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목표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우선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6.7%를 기록했다. 당초 중국 정부가 목표로 삼았던 5.6~7.0%를 달성하긴 했지만 그동안 10%가 넘는 경제 성장률을 보인 중국으로서는 26년 만에 최저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중 무역 마찰 가능성이 커졌고, 프랑스 및 독일의 대선, 사드 배치로 인한 한국과의 무역 갈등 등의 문제가 중국 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 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리스크를 감안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7%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인민들이 먹고 사는 걱정이 없고, 어느 정도의 복지 혜택을 누리는 사회. 중국이 추구하는 샤오캉 사회의 모습이다. 중국이 추구하는 샤오캉 사회는 사실 중국만이 추구하는 것이 아닌 대부분의 국가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샤오캉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한 2020년까지 앞으로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중국이 남은 기간 동안 샤오캉 사회의 진입을 위해 보여주는 정책적 노력들이 다른 국가들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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