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She may be the face I can't forget 
그녀는 내게 잊지 못할 얼굴일 수도 있고요

a trace of pleasure or regret 
즐거움의 흔적, 아니면 후회의 발자국일 수도 있죠

Maybe my treasure or the prize I have to pay...
내 보물일 수도, 치러야 할 댓가일 수도 있어요

She may be the song that summer sings 
그녀는 여름이 가져다 준 노래일 수도

Maybe the chill autumn brings 
가을에 다가오는 서늘함일 수도 있고요 

Maybe the chill autumn brings 
가을에 다가오는 서늘함일 수도 있고요

Maybe a hundred different things Within the measure of a day ~
하루라는 시간 안에 변하는 수백개의 다른 모습일 수도 있어요 ~

-영화 노팅힐의 OST <She>-

유명한 노래와 함께 등장하는 줄리아 로버츠의 아름다운 미소. 반짝 반짝 빛나는 미소는 아름다움을 넘어 사랑스러울 정도입니다. 오늘은 잔잔한 사랑이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정통 멜로의 바이블. 무려 18년 전에 개봉한 영국 로멘스영화 <노팅 힐(1999)>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영화정보>
노팅 힐 (1999)
멜로/로맨스, 코미디 // 1999.07.03. // 123분 // 영국 // 12세 관람가
감독 - 로저 미첼
배우 - 줄리아 로버츠, 휴그랜드

<로맨스를 하고 싶다면 이들처럼>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분)는 웨스트 런던의 ‘노팅 힐’에 사는 소심한 남자입니다. 결혼한 부인이 도망가고 현재는 독신의 괴상한 친구 스파이크(리스 아이판스 분)와 함께 살고 있죠. 그리고 노팅힐 시장 한쪽 구석에 위치한 작은 여행서적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미건조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기 영화배우 안나 스콧(줄리아 로버츠 분)이 그의 책방 문을 열고 들어와 책을 사고 나가자 잠깐 동안에 일어난 이 엄청난 사건에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몇 분 뒤 오렌지 주스를 사서 돌아오던 그는 길 모퉁이를 돌던 안나와 부딪혀 그녀의 옷에  주스를 모두 쏟고 맙니다. 윌리엄은 근처에 있는 파란대문인 그의 집으로 그녀를 안내하여 씻고 옷을 갈아입도록 합니다. 

그리고 사건은 바로 여기서! 헤어지기 전 안나는 윌리엄에게 갑작스러운 키스를 하죠. 며칠 후 안나는 전화를 걸어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로 윌리엄을 초대 하고, 마침 기자와의 인터뷰 중이던 그녀는 그녀와 다소 엉뚱한 인터뷰를 하게 되는 애피소드를 겪은 뒤, 매니저의 눈을 피해 윌리엄의 여동생 생일 파티에 함께 가기로 약속합니다. 

파티 후 산책을 하던 안나와 윌리엄은 더욱 가까워지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그녀는 그를 자신의 호텔로 데리고 올라갑니다. 그런데, 그녀의 방에는 뜻밖에도 미국에서 갑자기 찾아온 그녀의 남자친구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녀가 어쭐 줄 모르자 윌리엄은 룸 서비스라고 얼버무린 후 돌아서 나옵니다. 

그를 위로하려는 친구와 가족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안나를 향한 그리움을 지울 수가 없는데... 반년이 지난 후 그녀가 윌리엄 앞에 갑자기 나타납니다. 그녀가 무명시절 찍었던 장난스런 누드 사진들이 신문 1면에 공개되어 그녀의 인기는 물론 그녀 자신에게 커다란 상처를 준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이었죠. 

윌리엄은 사건이 잠잠해질 때가지 그녀를 자신의 집에서 함께 지내도록 배려하지만 룸 메이트의 스파이크 때문에 이 소문이 노팅힐에 모두 퍼지고, 그녀와 윌리엄 사이의 관계를 대서 특필하러 몰려든 기자들을 보고 그녀는 배신감에 화를 내며 떠나 버립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흐르고, 그녀가 다음 영화 촬영차 노팅힐에 들른 것을 알게 된 윌리엄은 그녀를 다시 찾아갑니다. 그녀와의 멋진 만남을 꿈꾸며 촬영이 끝나길 기다리던 그는, 오해들로 인해 더 이상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기로, 잊기로 결심하게 되죠. 윌리엄을 찾아온 안나는 그것이 오해였음을 말하고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지만, 윌리엄은 더 이상 그녀와의 차이를 극복할 자신이 없음을 말하고 그녀를 거절하게 되죠.  

그러나 여전히 그녀를 잊을 수 없엇던 윌리엄. 그녀가 영국을 떠나기 마지막 날 기자 회견장을 찾아 갑니다. 사랑을 잡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명대사로 살펴보기>
- I'm just a girl, standing in front of a boy. Asking him to love her.
(나는 단지 한 남자 앞에 서서 사랑을 구하는 여자일 뿐이에요)

작은 오해들로 인해 더 이상 안나를 사랑하지 않기로 한 윌리엄. 안나가 서점으로 직접 찾아와서 다시 만나 줄 것을 청하지만, 윌리엄은 둘 사이의 극복할 수 없는 간극을 해소할 수 없음을 이야기하며 거절 합니다. (“난 노팅힐에 살고, 당신은 베버리 힐스에 살아요”라는 대사가 그런 의미를 표현합니다.)

그때 안나는 윌리엄에게 “나는 단지 한 남자 앞에 서서 사랑을 구하는 여자일 뿐이에요”라고 말을 합니다. 톱스타 배우로 바라봐줄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한 여자로 인정하고 바라봐줄 것을 전달하는 메시지죠. 

혹시나 지금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과는 조금 다른 세상에서, 당신과 함께 할 수 없는 공간에 있다고 생각되나요? 어쩌면 상대방은 자신의 조건들이 아닌 스스로에 대해서만 바라보고 평가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특히 모든 여자들은 그렇거든요. 그녀를 위해 한 번 용기를 내 보세요. “사랑해”라고 말입니다. 

- The more I think about things, the more I see no rhyme or reason in life. No one knows why somethings work out and why somethings don't.
(더 많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인생의 규칙이나 이유를 찾을 수 없어요. 아무도 어떤 일은 잘 되고 어떤 일은 안 되는지 알 수는 없는 거예요.)

인생에 규칙이나 이유가 있다면 살아가면서 아마 시행착오를 겪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만 번은 넘어져야 걸음마를 할 수 있다’는 말은 아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말이었을 겁니다. 누구나 걸음을 걷지만 자기만의 스타일로 스스로 터득하는 것처럼 인생에는 규칙이나 답이 없습니다. 자책할 필요도 없고, 방법을 찾기 위해 지나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죠. 사랑에 대한 고민들 속 나온 영화 속 대사이지만, 어쩌면 이 대사는 우리의 인생에 꼭 필요한 말인 것 같습니다. 

노팅힐은 정통멜로의 바이블이라고 불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지루하다고 평을 하기도 합니다. 자극에 익숙한 우리의 삶이기에 그렇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하루 만큼은 순간의 스파크가 아닌 잔잔함의 사랑을 느껴보고 싶지 않나요?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노팅힐’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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