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또다시 재래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8일 새벽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는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점포 220곳, 상점 20곳이 전소돼 6억 5000만 원의 피해액이 추산되고 있다. 

안 그래도 어려운 경기에 실로 뼈아픈 피해가 아닐 수 없으며 피해 점포들이 무허가 점포여서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소래포구 어시장은 대부분이 좌판식으로 영업이 되고 있으며 각 점포들의 간격은 거의 없다. 이동을 할 수 있는 복도가 매우 협소하고 어시장인 만큼 물을 많이 사용하여 전기 합선등의 위험이 늘 존재하고 있었다. 

시선뉴스DB

따라서 언제든 이번과 같은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으며 피해 역시 대규모일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었다. 소래포구 어시장은 이미 2010년, 2013년에 화재가 발생해 25개, 36개의 상점이 불에 탄 과거가 있었다. 

게다가 자유한국당 정유섭 국회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받은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안전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소래포구의 위험성은 2014년 4월부터 경고되어 왔었다. 당시 한국소방안전협회에 의뢰하여 진행된 화재 안전점검을 통해 소래포구 어시장 내 점포의 낡은 전선들이 직사광선에 노출이 된 채 어지럽게 얽혀 있어 합선과 누전이 예상되었었고 비닐 등 가연성 물질들이 가득한 점, 다닥다닥 붙어 있어 소화시설의 진입이 어려운 점 등이 발견되었다. 

이 때문에 당시 중소기업청은 인천시 남동구에 이를 통보한 후 관련 문제 개선을 권고했지만 3년 동안 어떤 조치가 내려지지 않아 이번 화재와 같은 사단이 난 것이다. 특히 이번 화재는 일부만 불태웠던 지난 사고와는 다르게 어시장 전체를 전소시켜 안전을 애써 외면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1월 15일에는 전남 여수수산시장에서, 지난해 11월 30일에는 대구서문시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화재에 취약한 재래시장에서의 이 같은 화재는 다른 재래시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어 당국에서는 소방점검을 예전보다 자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소방점검을 하고 개선사항을 권고를 하더라도 이를 지자체나 시장 자체에서 개선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화재 발생의 위험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연해 있는 “‘설마’ 우리 시장에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겠지”라는 ‘설마’가 안전불감증의 시작이고 결과 발생의 원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안전점검을 철저히 시행하고 결격이 발생했을 경우 약간의 시정기간을 준 후 개선이 안 되면 엄청난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 강제성이 없으니 비용이 드는 개보수 작업을 소홀히 하게 되고, 그대로 방치했다가 화재가 발생하여 이를 복구해야 하는 비용이 비교할 수 도 없을 만큼 많이 발생하는 미련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의 화재는 단순히 물질적인 피해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 재래시장의 특유의 분위기와 전통은 그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추억으로 남게 되는데, 재래시장이 불타버리면 그 추억들 역시 불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전통과 추억이 깃든 재래시장이 위험하다. 위험한 걸 알고 있지만 모르는 채 하는 곳이 많을 것이다. 이번 소래포구 어시장이 재래시장의 마지막 화재가 되기를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