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pro] 올해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모든 캐스팅이 흑인으로 이루어진 영화가 최우수작품상은 물론 각색상,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남녀조연상이 사상 이래 처음으로 모두 흑인에게 돌아가기도 했다. 그 작품은 바로 제작 전부터 브래드 피트가 신예 감독 배리 젠킨슨을 믿고 기용해 제작한 영화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문라이트>이다.
 

문라이트는 비단 아카데미 기록만 수립한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다양성 영화로 분류되어 지난달 22일 소규모의 개봉이 이루어졌지만 개봉 2주 만에 무려 10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문라이트는 실제 관람객들만 남길 수 있는 한 평가 지수에서는 만족도 94%라는 높은 점수를 유지했는데 특히 연출, 스토리, 영상미, 연기, OST까지 모든 부분에서 고르게 인정받으며 역주행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문라이트의 전체적인 내용은 흑인 소년 ‘샤이론’이 성장하는 과정을 바탕으로, 이를 소년기/ 청소년기/ 청년기 이렇게 세 가지 파트로 나눠 구성했다. 영화는 마약거래가 성행하는 마을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받는 소년 샤이론의 모습과 함께 불안하고 정신없는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홀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샤이론에게 어느 날 갑자기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해주는 건장한 흑인 남성 ‘후안’이 나타난다. 그렇게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따돌림, 그리고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며 불안한 소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던 샤이론은 후안과 그의 연인 ‘테레사’를 의지하며 호된 성장통을 이겨낸다.

이렇게 영화는 110분이라는 런닝타임 내내 샤이론을 성장을 그리고 있다. 그 안에 마약, 동성애, 가정불화, 학원폭력 등 참 다양한 자극적 요소를 담아내고 있지만 이를 침착하게 풀어간다.

아카데미를 비롯한 관람객의 좋은 평가에 문라이트를 많은 기대를 하고 관람했다면,다소 실망을 할 수 있다. 또한 타인의 관람 평을 그대로 느끼고자 노력한다면 오히려 영화의 집중을 방해하기도 한다.

실제 영화를 관람했던 필자 역시도 어떤 정해진 감상을 이끌어내려다 영화에 온전히 집중을 하지 못했다. 이는 다양성영화의 관람법이 아니다. 오히려 모두가 말하는 평이 나오지 않더라고 나만의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면 그것이 더욱 문라이트를 제대로 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비록 “싱겁다”라고 느껴질 지라도 말이다.

모든 캐스팅이 흑인으로 이루어져 89년 만에 남녀조연상을 모두 흑인이 석권한 진기록을 세운 영화 ‘문라이트’. 오랜만에 만에 화제가 된 다양성 영화 문라이트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입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문라이트가 과연 또 어떠한 기록과 평가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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