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해 11월부터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국내 산란계가 30% 이상 살처분을 당하면서 국내 달걀 가격은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이에 정부는 최후의 수단이었던 외국산 달걀을 수입해 오기로 하였고 그로 인해 심각하게 올랐던 달걀 가격은 점차 안정세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 국가에서도 AI가 발생해 지난달 24일부터 H5N8형 AI가 발생한 스페인산 병아리 및 계란 등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한 상태였다. 점점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에는 미국마저 AI의 직격탄을 맞았다. 

출처/픽사베이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미국 동부 테네시주에 있는 종계장에서 'H7'형 AI가 발생함에 따라 미국 전 지역의 살아있는 병아리(닭·오리), 가금, 애완조류 및 계란(식용란·종란)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단 열처리된 닭고기나 알 가공품은 수입이 가능하다. 

이번 미국에서의 AI파동으로 인해 빠른 회복을 꿈꾸던 국내 양계장의 회복도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주로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 번식을 목적으로 하는 산란종계와 번식용 알인 종란을 수입하여 알을 낳는 닭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AI의 타격을 받아 수입이 중단이 되어 AI청정국가로 꼽히던 스페인과 미국에 많은 의존을 해 왔는데 지난달에는 스페인이, 이번달에는 미국까지 AI발생국가가 되면서 산란종계와 종란을 수입해 올 수 있는 국가가 이제는 매우 한정이 된 상태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6일 현재 병아리와 가금류, 종란을 수입할 수 있는 국가는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로 한정이 되었고 닭고기는 브라질, 칠레, 필리핀, 호주, 캐나다, 태국에서만 수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또다시 국내 달걀 가격이 AI로 인해 수급이 어려웠던 시기의 가격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 당시에는 산란계의 살처분은 물론 달걀까지 모두 폐기하는 바람에 절대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거기에 단기적인 이득을 극대화 하려는 일부 유통업체들이 달걀을 비축해 두는 행태를 보여 소비자들은 달걀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구매를 해야 했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던 국민들은 그나마 평소 손쉽게 접할 수 있었던 달걀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되면서 더욱 큰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올해만도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수입해 온 신선란은 1049톤으로 약 1835만개에 이른다. 달걀의 가격 안정화에 큰 역할을 했던 이 달걀의 수입이 이제는 불가해 졌으므로 그만큼 달걀 가격 불안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천재지변이라고도 할 수 있는 AI파동.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 전염병이 달걀의 공급량을 떨어뜨려 달걀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기회’로 보고 또다시 눈앞의 이득을 좇아 달걀의 재고를 풀지 않는 행위를 하여 달걀 가격을 또다시 어지럽게 만들거나 불량 달걀을 파는 행위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요즘처럼 모두가 힘들 때는 모두가 힘을 합쳐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기본요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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