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몇 달 째 광화문의 밤을 밝게 비추고 있는 ‘촛불집회’처럼 프랑스에서도 시민들이 함께 모여 나라를 향해 한 목소리를 낸 적이 있었습니다. 소수의 귀족, 성직자, 왕족 등 특권신분을 구성하여 국민들의 납세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던 시절이었죠. 

그러던 루이 16세가 미국독립혁명을 지원하면서 나라의 재정이 궁핍해지자 귀족과 성직자들에게도 납세를 요구했습니다. 이미 많은 세금에 지친 프랑스 평민들은 물론 귀족들까지 불만을 터져 나오게 됩니다. 프랑스 전국적으로 삼부회가 개회되고 혁신을 갈망하는 자유주의 귀족과 평민의원들이 모여 국민의회를 결성하게 됩니다. 그렇게 일어난 프랑스 혁명, 루이 16세는 처형당하고 그렇게 프랑스의 평화가 찾아오나 싶었지만 샤를 10세가 왕위에 올라 의회를 해산하고 시민의 선거권을 박탈합니다,

(출처/위키미디아)

이에 분노한 프랑스 시민들은 1930년 7월 다시 혁명을 일으키게 되고 정부군과 전쟁을 치른 지 사흘 만에 승리하여 샤를 10세를 폐위시킵니다. 이처럼 프랑스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은 ‘프랑스 혁명’ 시기에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로 그림으로서 자신들의 저항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인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7월 혁명을 소재로한 그림입니다. 들라크루아는 프랑스 낭만주의의 거장으로 창의적이고 밝은 색채로 내면세계를 묘사해 현대 미술의 선구자로 불립니다. 음악과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는 일기와 편지 등으로 이루어진 저서 ‘위대한 낭만주의자’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작품을 살펴볼까요? 그림은 여성을 중심으로 삼각형 구도로 전개됩니다. 당대의 실제 사건을 묘사하면서 고전적인 알레고리 전통을 응용했는데요. 고대부터 자유, 정의, 지혜 등추상적인 개념은 신이나 여신, 혹은 의인화한 알레고리로 표현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알레고리는 해당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특정한 물건을 들고 고전적인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인으로 그려졌죠, 즉 그림 가운데에 프랑스 국기를 들고 있는 여신은 ‘프랑스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출처/위키미디아)

이 여인은 프랑스 ‘마리안느(Marianne)’이기도 한데요. 마리안느는 고대부터 해방된 노예를 상징했던 프리기안 모자를 쓴 갈색 머리의 젊은 여인인데요. 국민 공회에서는 1789년의 혁명을 상징하는 자유와 이성의 알레고리, 마리안느를 공식적인 인장으로 사용한다고 1792년 9월 선포했습니다. 프리기안 모자는 ‘파파 스머프’ 모자처럼 앞으로 쳐진 붉은 고깔모자인데, 프리기안 모자를 쓴 마리안느의 이미지는 프랑스의 수많은 관공서와 프랑스 화폐, 우표 등에 흔히 등장하죠.

또한 멀리 보이는 노트르담 성당과 계급에 따라 다른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나요? 오른쪽 꾀죄죄한 소년의 모습은 평민을 상징하고 왼쪽 모자를 쓴 신사는 귀족을 상징합니다. 이처럼 그림은 장소와 시대상을 명확히 보여주죠.

이 그림은 1831년 샬롱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프랑스 혁명의 정신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7월 혁명으로 권력을 가진 루이 필립은 자신의 왕위 등극을 기념하기 위해 구입했지만 사실 알고보면 이 그림이 선동의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간주하여 대중들의 시야에서 치워버렸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림이 가진 사람을 설득시키는 힘. 미술에는 시대상을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감상자에게도 시대적 사상을 전달하기도 한다는 것,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를 토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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