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 디자인 이정선 pro] SNS가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사랑에 대한 이별 통보도 변화를 겪었다. 직접 마주 보고 이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스마트폰 메신저 등을 이용해 ‘헤어지자’ 한 마디 남기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를 보지 않고 이별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마주하는 상황이 껄끄럽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회사에서도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할 때 메일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을 ‘핑크메일(Pink mail)’ 이라 한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실적 평가에서 낮은 실적을 기록한 직원들에게 퇴사를 권유하는 편지를 핑크색 봉투에 넣어 보낸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핑크 메일은 회사 고용주와 직원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협력사에게 협력 관계 종료를 알릴 때, 주변의 개인적인 인맥과 절교를 표시할 때 보내는 이메일을 의미하기도 한다. 말하기 어려운 내용을 메일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의사 전달의 편리함과 명확성은 있지만 메일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어떠한 변명이나 관계 회복의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일방적인 통보라는 점에서 인간관계를 삭막하게 한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름만 봤을 땐 좋은 의미이지만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핑크 메일’. 이렇게 이름에서 느껴지는 의미와 다른 메일은 또 하나 있다. 바로 ‘그린 메일’이다. 그린메일 또한 핑크메일처럼 이름과 다르게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린 메일은 그린백(Greenback; 미 달러화)과 블랙메일(Black Mail; 협박 행위)의 합성어로 기업사냥꾼들이 자산가치가 높거나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대주주의 지분이 낮은 기업을 대상으로 미리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한 후 대주주에게 자신들의 주식을 높은 가격에 매수하도록 유도하는 협박 메일이다.

자신들이 가진 회사 보유 주식을 팔기 위한 목적으로 대주주에게 편지를 보낼 때 초록색 달러화를 요구한다는 의미에서 그린 메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즉, 기업사냥꾼들이 특정 기업의 일정 지분 인수 후 해당 기업 이사진에 적대적 M&A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해당 지분을 비싸게 사줄 것을 요구하는 메일인 것이다.

이렇게 경영권이 취약한 대주주에게 보유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아 프리미엄을 챙기는 투자자들을 그린 메일러(Green Mailer)라 한다.

겉보기와 다르게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는 ‘핑크 메일’과 ‘그린 메일’. 의사소통 수단의 다양화로 관계의 중요성이 가벼워진 현 시대에 해고의 내용을 담은 메일일지라도 상대방을 배려한 내용이 담겨야 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며 잊지 말아야할 기본 중에 기본은 아닐까.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