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디자인 이연선 pro] 지난 13일 오전 9시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한 남자가 여성 2명에게 독살을 당했다. 그의 이름은 김정남. 한때 북한 권력 계승 1순위로 황태자로 불렸던 그가 북한도 아닌 타국에서 불귀의 객이 되어 버렸다. 그는 왜 이렇게 죽어야 했을까.

김정남은 1971년 미혼이던 김정일과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성혜림은 유부녀였기 때문에 김정일은 김정남의 존재를 숨겼고 그렇게 김정남은 한동안 사생아가 되어야 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 등 김일성 가족들은 성혜림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지 않고 있었는데, 김정일이 김영숙과 고용희 등을 총애하고 김정남의 이복동생들이 태어나자 김정일의 눈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김정남은 9살이 되던 1980년 스위스 제네바로 유학을 떠났고 1990년대 북한에 돌아온 뒤에는 국가보위부 간부를 지내며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김정남은 김정일의 장남이라는 점에서 남한에서는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 지목되었다. 하지만 김정일은 차기 후계자를 일찍 정하지 않고 있었고 김정남이 사생아라는 사실이 그의 후계자 위치를 흔들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김정일이 정식으로 결혼한 셋째부인인 고용희에게서 김정은이 태어났고 김정남은 유학 생활을 통해 얻은 서구적인 성향과 사고, 사치스러운 생활 방식 등으로 인해 후계 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나게 된다.

2010년 9월, 김정은이 대장에 임명되면서 김정은은 사실상 후계자 구도에서 멀어졌다. 이에 김정남은 김정은이 정식 후계자가 된 것에 대해 '3대 세습을 반대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후계자인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릴법한 행동을 해왔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이 사망했다. 북한은 예정대로 김정은의 후계 체제로 돌입하고 있었고 김정남은 김정은이 두려워 북한에 돌아가지 못했다.

김정남은 해외를 전전하면서 인맥을 많이 쌓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에서 김정은이 과거에 김정남을 제거하려 했지만 중국에서 이를 막아줬다는 설도 있을 정도였다. 또한 김정남은 오랜 해외 생활로 인해 개방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어 지신이 지도자가 되면 개혁과 개방을 하겠다고 해 후계자에서 밀려났다는 설도 있다.

2013년 고모부 겸 후견인이었던 장성택이 김정은에게 처형되었고 고모인 김경희 역시 잠적해 버려 김정남은 북한에서의 연고가 거의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두 여성에게 독극물로 공격당하여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다.

하지만 김정남이 끝이 아니다. 김정은을 ‘가계도’로 위협할 수 있는 인물들이 아직 몇 명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의 이복 동생인 김평일 주체코 북한대사와 김정남의 아들이자 김정은을 독재자라고 주장한 김한솔, 그리고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이 거론되고 있다.

김정은이 권력을 독점하여 안정된 것 같아 보였던 북한. 하지만 김정은이 굳이 김정남을 처단한 것은 일말의 불안감이 있어서가 아닐까? 당분간 한반도의 정세가 매우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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