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삼성전자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서 탈퇴원을 제출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더이상 전경련 지원금(회비)을 납부하지 않고 탈퇴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지난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정식으로 탈퇴원을 제출했다.

사실상 이미 주요 재벌그룹은 전경련 탈퇴의사를 밝혔다. LG는 이미 지난해 12월 전경련을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 SK 최태원 회장도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탈퇴 의사를 밝힌 이후 회비 납부를 하지 않는 등 사실상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현대차 그룹도 공식적으로는 탈퇴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전과 같은 활동을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10대 그룹 중 롯데, 한화, 한진, GS는 전경련에 남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회장의 전경련의 운영방향에는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개선해 전경련을 축으로 기업들이 사회 경제적 역할을 계속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고, 한진그룹 관계자 또한 “전경련이 변질되긴 했지만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도 해왔다”며 건전한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삼성과 더불어 대형 회원사들의 탈퇴 그리고 후임 회장의 부재로 인해 전경련의 위기론이 떠오르는 가운데 전경련은 도대체 어떤 단체이고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4·19혁명 이후 경제계는 정치적, 사회적 비판에 대한 반성을 보여주기 위해 올바른 경제윤리를 확립하자는 뜻에서 '한국경제협의회'를 만들었다. 당시 주요 기업인들은 부정축재의 오명을 쓰고 이승만 정권과 함께 매도됐으며, 부정부패에 대한 소급 처벌까지 등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국경제협의회는 5·16을 맞아 해산되었고 주요 기업인들은 부정축재자로 줄줄이 수감됐다. 이들은 경제재건을 위한 박정희 정부 계획에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삼성의 이병철회장 중심으로 1961년 7월17일 주요 경제인들은 '경제재건촉진회'를 발기했고, 한 달 뒤인 8월16일 1회 임시총회를 열어 '한국경제인협회'를 창설했다. 그리고 1968년에 전국경제인연합회로 명칭을 바꿔 오늘에 이르게 된다.

전경련은 경제발전에 대한 정책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던 1960년대 초 민간경제계의 경험과 우수한 인력을 이용해 계획단계에서부터 근대화의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 걸쳐 발전의 기틀을 구축하고 국제화 시대를 여는 다각적인 대외협력활동을 전개했다.

이에 따라 지난 55년 동안 전경련은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겨지며 중심기구로서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역대 정권의 경제개발 시책에 기여하고 정치 발전에도 일정 몫의 직간접 역할을 맡으면서 시장경제 원칙과 경제발전을 위해 힘썼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전경련은 각종 정경유착 논란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 자금을 전경련이 주도적으로 나서 모금한 사실이 밝혀진바 있다. 전두환 정권은 연간 운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당시 돈 100억 원(3년에 걸쳐 300억 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들에게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 또한 1995년에도 마찬가지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재벌 총수들은 줄줄이 기소되어 유죄선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1995년 전경련의 대국민사과 이후에도 불법자금스캔들은 계속 이어졌다. 1997년 15대 대선 때 이석희 국세청 차장 등이 23개 대기업에서 166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한 세풍사건, 그리고 16대 대선당시 한나라당이 대기업으로부터 총 823억원의 뇌물을 받은 ‘차떼기’사건 등이 있다.

최근 이명박 정부에서까지도 전경련은주요 회원사들에게 로비 대상 정치인을 할당하는 문건이 유출되는 일을 겪었고, 현재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법인에 출연금 총 770억 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과거 1960~70년대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으로 대한민국이 고도성장을 이룩할 때, 민간 파트너로서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전경련.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경유착의 산실의 모습도 보인 전경련. 이들은 역대 정권 별로 정치자금을 바치면서 회원사에게 유리한 정책과 반사 이익들을 챙겨왔다. 

전경련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발전에 앞장서기도 했지만 각종 비리 논란에 휩싸여 다시 한 번 존폐위기에 놓여있다. 하지만 전경련의 해체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언제쯤 정치계와 재계가 분리가 되어 깨끗한 모습을 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정치계와 재계는 정경유착이 국가를 얼마나 혼탁하게 만드는지를 깨닫고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제작진 소개
책임프로듀서 : 한성현 / 구성 : 이호, 최윤수 / CG : 이연선 / 연출 : 최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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