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 에디터/디자인 이정선 pro]

우리나라는 2월은 ‘학사모의 계절’이라 불릴 만큼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하여 대학교 졸업식까지 모두 열린다. ‘졸업식의 꽃’인 대학교 졸업식에는 모두들 학사모와 가운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긴다. 우리나라에선 2월에 하는 졸업식,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일본
일본에서는 보통 3월 20일을 전후에서 졸업식이 열린다. 졸업식에 특별한 옷을 입는데, 여대생들은 학사모와 가운 대신 ‘하카마’라는 일본 전통의상을 착용하며, 가격이 비싼 탓에 구입보다는 대여해서 입는다.

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선 교복 셔츠의 ‘두 번째 단추’ 쟁탈전이 벌어진다. 졸업식이 끝난 후 여학생들은 평소 관심이 있던 남학생에게 ‘너의 두 번째 단추를 줄래?’ 라며 마음을 고백하고 남학생은 자신의 셔츠에 있는 두 번째 단추를 떼어주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두 번째 단추’를 주는 이유는 심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단추이기 때문이다.

중국
주로 6월~7월에 졸업식이 열린다. 중국의 졸업식은 우리나라의 모습과 흡사하다. 꽃을 들고 사진을 찍거나 학사모를 하늘 높이 던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졸업생 대부분은 검정·갈색 계열의 정장을 입지만 일부 지역에선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전통의상인 치파오, 한푸(汉服) 등을 입기도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대학교 4학년들이 4년간 써온 기숙사를 떠나면서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을 파는 플리마켓이 열린다. 전공서적, 옷, 신발, 전자기기 등 다양한 물건들이 쏟아져 나온다.

미얀마
미얀마는 주로 8월에 졸업식이 열린다. 전통 의상인 ‘롱지’라는 요포 형태의 치마와 ‘엔지’라고 부르는 상의를 입고 그 위에 학위복을 입는다. 초·중·고등학생은 따로 졸업식이 없고 대학교만 2~3일간 졸업식을 한다. 졸업식 때에는 대학 총장이 직접 학생 개인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오랜 시간동안 졸업식이 진행된다. 

따로 졸업선물은 없지만 부모님들이 졸업생을 위해 목걸이나 반지 등 액세서리를 선물로 준다.

몽고
몽고는 주로 5~6월에 졸업식이 열리며 ‘델(Deel)’이라 불리는 전통의상을 입고 졸업식에 참석한다. 델은 비단 장식을 한 띠로 길고 품이 넓은 가운의 허리를 묶는 형태의 몽골 전통 의복이다. 졸업생들이 주로 받는 선물은 초콜릿과 하얀 인형, 꽃다발을 선물로 받는다.

몽고에는 독특한 뒤풀이가 있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자이산을 단체로 오르며 탭댄스를 추고, 그곳에 있는 신성한 돌무덤인 ‘어워’를 돌며 그동안 인생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미래를 기원한다. 이러한 의식이 끝나면 친구들과 다함께 여행을 떠나 졸업의 기쁨을 만끽한다.

러시아
러시아는 5~6월에 졸업식이 열린다. 남학생들은 양복을, 여학생들은 예쁜 드레스에 머리에 하얀 천을 달고 참석한다. 드레스 대신 옛날에 입던 전통 교복을 입고 꽃을 들고 학교에 가기도 한다.

러시아의 중·고등학교 졸업식은 자유분방한 분위기 때문에 ‘마지막 종을 울리는 날(Last ring day)’ 애칭으로 유명하다. 졸업식이 끝나면 졸업생들은 버스를 타고 도시를 한 바퀴 돌며 세리머니를 한 뒤, 근처 분수대나 강가에 뛰어들며 자유를 만끽한다.

미국
미국에서는 보통 6월에 졸업식이 열린다. 졸업식은 학교장이 모든 학생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고 단상으로 불러 졸업장을 수여한다. 그리고 초청 연사를 불러 졸업식을 마무리하는데, 졸업생 중에 성공한 사람이나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유명 인사를 초대해 졸업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내용의 연설을 한다. 유명 CEO들의 하버드 축사들이 좋은 예다.

미국 드라마나 하이틴 영화를 보면 ‘졸업파티’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졸업 전, ‘프롬(Prom)’이라는 성대한 파티를 연다. 파티 당일 남학생들은 차를 타고 데이트 상대의 집 앞으로 마중 나가, 준비한 코사지(꽃장식)를 여학생의 팔목에 끼워주고 나란히 파티장으로 향한다. 킹카•퀸카 뽑기, 댄스 타임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 프롬은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축제이자 문화다.

스웨덴
스웨덴은 보통 6월에 졸업식이 열린다. 특히 고등과정 졸업식이 가장 성대하다. 이 때는 단순히 학생의 신분을 떠나는 것이 아닌 인생의 새로운 터닝포인트로 ‘이제부터 인생을 항해하는 선장이 돼라’는 의미를 가진 만큼 마을 축제로서 큰 축하를 받는다. 의상도 해군 모자와 함께 여자는 하얀 드레스, 남자는 하얀 정장을 입는다.

스웨덴 졸업식 이색 풍경 중 하나는 ‘학교 밖으로 뛰어나는 것’이다. 그동안의 학교생활을 마치고 세상으로 나간다는 의미가 있으며 졸업생들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거리로 뛰어나가 자축한다. 그렇게 뛰어나가 파티 장소로 향하면 부모님들이 ‘이제 정말 어른이 됐다’는 뜻으로 자녀의 어릴 때 사진으로 만든 팻말을 들고 기다린다. 마지막으로 트럭이나 오픈카를 타고 거리를 활보하는 퍼레이드를 한다.

세계의 이색적인 졸업문화. 새 출발을 의미하는 졸업식인만큼 이 세상의 모든 졸업생들에게 축복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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