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미흡한 초동 대처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많은 피해를 입힌 조류 인플루엔자 AI. 이번 대규모 AI인해 무려 3000만마리 이상의 닭이 살처분 되는 피해를 낳았다. 막대한 피해에도 아직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AI로 아직 농가의 긴장이 잔재되어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소와 돼지 농가에 전염병이 구제역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올겨울 들어 벌써 세 번째 구제역 의심신고가 경기 연천에서 들어왔다. 앞서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 이어 이번에 연천에서 확인된 구제역은 혈청형이 A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앞서 지난 5일과 6일 충청북도 보은과 전라북도 정읍에서 발생한 구제역 혈청형 O형과 다른 것으로, 같은 시기 서로 다른 유형의 구제역이 동시 발생한 것은 처음이어서 방역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사상 초유 A-O형 구제역 동시 발생으로 당국과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픽사베이]

특히 A형 구제역에 대한 방역 경험이 적어 더욱 예민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 이후 여덟 차례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A형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10년 1월 포천·연천 소 농가에서 발생한 것이 유일하고, 나머지 7차례는 전부 0형이었다. 또한 당국에 따르면 2010년 1월 A형이 발생한 이후 그해 4월 강화에서 O형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거의 같은 시기에 O형과 A형이 동시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 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바이러스 자체의 방역적 어려움을 별개로 하더라도 이번 구제역 역시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불안한 기색도 역력하다. 우선 농가는 필요한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이 발생한 전북 정읍 농가의 소 20두를 검사했더니 1마리만 항체가 형성돼 있어 항체 형성률은 5%로 나타났다. 항체 형성률이 5%라면 접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소 구제역 관리에도 허점은 있었다. 그동안 많이 발생했던 돼지와 달리 소의 경우에는 전체 사육 두수의 10% 정도만 혈청 표본검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즉 소는 구제역 발생이 적어 안심했던 것이다. 이에 당국도 “표본 검사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고 검사 방법에 허점이 있을 수 있어 방법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AI사태에서도 당국의 대처가 많은 지적을 받았듯 보완 할 점은 많은 상태이다.

일단 당국은 이번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O형 구제역에 대한 방역은 물론 A형의 유입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연천과 관련 역학 지역의 경우 시급성을 고려해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 ‘O+A’형 백신을 긴급 접종하고 있다.

올해 발생한 구제역으로 살처분 된 소가 벌써 826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안일한 생각으로 피해를 확산시키기에 우리는 이미 여러 번 겪어왔다. 당국은 물론 농가와 국민의 의식이 제고 되어 더 이상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사태’를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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