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디자인 이정선 pro] 저금리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는 투자와 소비가 늘지 않고 저성장,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경제상황 속에서 기업은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방향들을 모색해 나간다. 이런 상황들이 반영된 소비 트렌드가 바로 ‘B+프리미엄’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코리아2017’에서 2017년의 소비 트렌드로 꼽은 B+프리미엄이란 무엇일까?

흔히 S, A, B, C, D 등으로 구분되는 등급 중에 B는 합리적 가격의 대중제품을 뜻한다. 이런 B등급의 대중제품에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를 더해 B+로 끌어올리는 전략이 바로 B+프리미엄이다.

2016년의 소비 트렌드는 장기불황으로 인해 가성비를 중요시 여겼다. 가성비를 높이는 방법은 가격을 낮추거나 성능을 높이는 것이다. 가격을 낮추는 것은 저가격화 전략이라 하고 성능을 높이는 것은 프리미엄 전략이다. 사람은 경기가 불황이든 호황이든 좋은 제품을 사용하고 싶은 욕구를 늘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올해 저성장시대의 가성비 핵심은 단순 저가격이 아닌 프리미엄 가치의 확보가 중요한 것으로 변하였다.

즉, 가성비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싼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것이 아닌 지불한 돈에 비해 가장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변화에 맞춰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B+프리미엄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 B+프리미엄 전략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B+프리미엄 전략 첫번째, 감각적이되 합리적인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모나미가 있다. 모나미는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대중제품이다. 모나미는 흰색 몸통에 양 끝 검은색이 들어간 심플한 디자인인데 50주년을 맞아 ‘모나미 153 한정판’을 출시하였다. 한정판은 기본 디자인을 탈피해 꽃 일러스트가 들어간 것으로 2만 원 대로 기존제품보다 높은 가격이었지만 출시 직후 품절로 이어졌다. 바로 대중제품에 고급적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요소를 덧붙인 것이다.

둘째, 원재료의 신선함의 가치를 내세운 것이다. 바로 대중식품인 김밥, 떡볶이에도 프리미엄 요소를 입힌 것이다. 좋은 식재료만 사용한다는 프리미엄 요소를 덧붙여 믿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또 저가브랜드가 주도하는 커피시장에서 2주의 짧은 유통기한을 가진 콜드브루가 큰 열풍을 불러 온 것도 그 예이다.

셋째, 실용적 가치를 눈으로 확인하게 하는 것이다. 가전제품 중에 세탁기를 예로 들 수 있다. 세탁 중에도 손쉽게 문을 열어 빨래를 더 추가할 수 있다거나 색깔별로 빨래를 두 번 돌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하나의 세탁기에 두 개의 몸통을 만든 분리형 세탁기가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상품화하는 것이다. 이는 공간서비스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과거 천편일률적인 배치 형태였던 독서실이 현재는 개개인의 요구에 맞게 개방형태, 독립형태 등으로 개인의 학습 성향에 맞춘 공간들을 제공한다. 또 사람들이 흔히 살 기회가 없는 고급 주거 공간에 프리미엄 공유 숙박 서비스를 더해 여행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예도 있다. 이러한 네 가지 전략들로 인해 사람들은 B+프리미엄 제품들을 더 선호하게 된다.

그런데 간혹 프리미엄과 럭셔리의 개념을 혼동하기도 하다. 언뜻 보기에는 둘이 비슷한 것처럼 보이나 차이가 있다. 둘은 탁월한 디자인, 남들과 구별되는 가치, 높은 가격이란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럭셔리가 ‘차별화된 고가의 브랜드로 소비자의 지위나 취향을 과시할 수 있는가?’ 라면 프리미엄은 가성비를 추구하면서도 ‘어떻게 프리미엄이란 가치를 고객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가’ 이다. 즉, 럭셔리는 탁월한 성능보다는 주로 브랜드가 가진 역사성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프리미엄은 탁월한 성능에 대한 소비자의 인정과 선택에 따라 그 가치가 획득된다.

월마트 대표 앤디본드는 “과시적 소비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했다. 부유층의 삶을 무조건 선망하였던 소비는 이제 변하고 있다. 앞으로는 가성비를 추구하며, 제품을 사용했을 때 탁월한 성능으로 나를 즐겁게 하는 프리미엄의 가치가 붙은 제품에 합리적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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