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이연선 pro] LG유플러스가 3월 정식 도입을 목표로 'PC 오프제‘를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PC오프제를 도입하게 된다면 IT 업계에서 첫 사례가 된다. PC오프제는 금융업계, 유통업계 등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점차 다른 업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PC오프제는 말 그대로 PC-OFF, ‘컴퓨터를 끈다’이다. 즉, 퇴근시간이 되면 더 이상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저절로 업무용 컴퓨터가 꺼지는 것이다. 이는 사원들의 컴퓨터에 PC오프제 프로그램을 설치하기만 하면 되며, 갑자기 컴퓨터가 꺼져 작업하던 문서들을 날려버리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컴퓨터가 꺼지기 1시간 전부터 업무 마무리를 준비해 달라는 안내창이 뜬다. 퇴근시간에 맞춰 컴퓨터가 꺼지면 그 이후로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PC오프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정시에 퇴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함이며, 이때 야근이 필요한 사람은 사전에 상사에게 결재를 받는다.

PC오프제의 긍정적 측면은 바로 퇴근 후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저녁시간을 갖는다거나 개인의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점에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퇴근 전 업무 효율이 더 높아지는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 불필요한 보고서나 회의가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이다. 더불어 정시 퇴근으로 직원들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낮아져 업무시간 능률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반면 PC오프제의 부정적 측면도 있다. 동일한 업무량이 주어지는 환경에서 PC오프제는 새벽 출근을 유도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 은행에서는 직원이 일찍 출근하여 PC를 켤 경우 자동으로 시간외수당을 체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이 문제의 해결방법을 모색하기도 하였다. 또 이런 방법 외에도 퇴근시간이 규정되어 있다면 업무량 또한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근무 시간이 긴 현장 근무 직원들은 본사 직원들의 PC오프제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정부는 2020년까지 연간 근로시간을 OECD 평균인 1800시간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근무시간 단축법안이 국회에 방치된 채 계류 중이다.

요즘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생은 한 번 뿐’이라며 내가 주인인 삶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 급여를 적게 받더라도 저녁이 있는 삶이 있는 직업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PC오프제는 그런 삶을 위한 하나의 방법 중에 하나이다. 긴 노동과 낮은 생산성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한국의 근무 문화, 하루빨리 변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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