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한국의 불명예 통계 중 하나,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이다. 과거에 비해 보여지는 삶의 질은 상승한 것 같지만, 이와 반대로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8.7명으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2위인 일본(18.7명)과도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로, 한국은 2003년 이후 한번도 OECD 1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이러한 높은 수치를 이어가는 자살, 그 원인은 성적비관, 생활고, 실직, 취업난 등 다양하다. 하지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절실했을 공통의 무엇은 분명 있다. 그 중 ‘관심’, 바로 누군가의 관심이 있었다면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최근 이를 투영하는 듯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연수경찰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의 실시간 방송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자살기도 장면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여과 없이 송출하면서 자살을 기도한 30대 여성을 신속히 출동해 구조했다고 30일 밝혔다.

▲ [사진/픽사베이]

사건은 이렇다. 송도2지구대는 지난 26일 새벽시간 ‘어떤 사람이 페이스북에서 자살방송을 한다.’, ‘저 사람 목숨 살려 주세요’라는 신고를 접수하고 즉시 자살기도자의 페이스북 계정에 접속해 방송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출동 경찰관에게 상황을 전파했다. 이어 상황을 전파 받고 출동한 한 순경이 실시간 방송이 이루어지던 자택으로 들어가, 옷장에서 목을 매 자살을 기도한 30대 여성을 신속히 발견했다. 그리고 쇼크 상태인 요구조자를 심폐소생술로 응급조치해 극적으로 구조했다.

이 상황은 300여명의 회원이 SNS 생방송을 통해 시청 중이었다. 시청자들은 요구조자가 경찰관에 의해 구조되는 것을 방송을 통해 확인하고, 신속-안전한 구조 활동에 감동을 받았다며 조금만 늦었다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즉 일각을 다투던 한 여성의 방송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냈고 그 관심이 한 여성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자살을 시도하려던 30대 여성은 왜 SNS공간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생중계 하려던 것일까? SNS는 보통 자신의 일상 또는 의견 등 지극히 개인적인 것을 게시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특징적인 것은 한 개인의 게시물이 전 세계 이용자들의 상대로 추천을 받거나 의견이 달리는 등 그야말로 ‘관심’을 받게 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IT시대 신풍속으로 SNS가 꼽히기도 하는데, 현 시대 인간관계 속 ‘관심’의 공유처가 바로 SNS인 것이다.

30대 여성의 직접적인 자살의 원인은 아직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녀에게 ‘관심’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그녀는 어쩌면 자신의 죽음을, 관심이 오가는 SNS에 생중계 하면 적어도 누군가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녀는 ‘힘내요’ 등의 위로를 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람간의 직접적인 ‘관심’이 사막 속 오아시스처럼 귀해진 현 시대. 많은 사람들이 그 오아시스를 찾지 못하고 비극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어쩌면 IT강국 대한민국에서 SNS를 관심의 오아시스로 택했을지 모른다.

이처럼 자살과 관심이 수평선상에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다만 그 관심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을 뿐...세계 최고의 자살률의 불명예는 비단 국내 경제, 정치, 사회, 법 등의 문제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 중심에 서로에 대한 ‘관심’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아닐지 우리 사회가 함께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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