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기자/ 디자인 최지민pro] 어느 날 택시를 탔다. 타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 지는 음악에, 나도 모르게 각박하게만 느껴졌던 창밖 디지털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고 있었다. 택시 기사님에게 물었다. “기사님, 제가 원래 알던 노래인데 유독 마음이 편안한데요?” 그러자 기사님은 “LP 레코드 판 알아요? 내가 LP 마니아라 직접 다 녹음해서 이렇게 틀고 다녀요” 라며 편안한 미소를 보였다. 잊고 있던 아날로그의 대표 아이콘 ‘LP 레코드’의 세계로 빠져보자.

LP(Long Playing) 레코드는 아날로그 방식의 음반으로,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음악을 듣는 대표적인 매체였다. 직경 30cm의 원형 판으로 33+1/3회전으로 재생된다.

LP 레코드가 점차 성행하기 시작했고 특히 90년대 LP가 대중적인 음악 재생 매체로 자리 잡으며 다향한 문화도 탄생했다. 먼저 복고 영화/드라마 단골 소재인 음악 다방 DJ는 당시 생겨난 문화이고 LP 레코드 가게가 성행하기도 했다. 또한 클래식부터 대중가수까지, LP 레코드 ‘앨범’ 체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닦고 또 닦는 열혈 취미 수집가가 출현하기도 했다.

LP 레코드 문화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턴테이블’이다. 턴테이블은 LP 레코드 플레이어로, 음반을 올려놓는 회전반을 말한다. 일정한 속도로 턴테이블이 회전할 때 픽업(pickup)이 음반에 닿으면서 기록된 음악을 재생하는데 회전수는 33.3회전·45회전·78회전(분당) 등 다양하다.

그러나 디지털 대표 CD가 출현하며, 부피가 크고 화이트 노이즈 등 잡음이 있는 LP 레코드는 침체를 맞는다.

그런데 최근 ‘아날로그 감성’ 트렌드 바람이 LP 레코드에 불고 있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레코드판 판매량이 25년 만에 최고 기록하며 LP 음반에 대한 소비금액이 디지털 음원에 대한 소비금액을 추월하기도 했다.

국내 역시 LP바람이 불고 있다. 가수들이 속속 LP 레코드를 발매하는 것인데, 그룹 신화 ‘HERO’ LP앨범 발매, 장기하와 얼굴들 3집 `사람의 마음` 한정판 LP 발매, ‘태양의 후예 OST’ 한정판 LP 발매, 빅뱅 10주년 기념 LP 발매 등 박재범, 변진섭, 신혜성, 정은지, 브라운아이즈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LP의 부활과 함께 ‘턴테이블’ 역시 등장하고 있다. 블루투스 기능과 턴테이블 기능의 제품, 복고풍 올인원 플레이어 (턴테이블, 카세트, CD, 블루투스) 등 ‘디지로그’ 음향가전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듯 ‘LP레코드’가 아날로그 감성 바람을 타고 부활하고 있다. LP가 아날로그 바람을 타고 과연 과거의 명성을 재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연히 택시 안에서 만난 반가운 감성 ‘LP레코드’, 그날 LP에서 흘러나오는 아날로그 잡음은 듣기 싫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친 마음을 다독여 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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