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올해 음력설을 시작으로 진정한 2017년의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새해와 어울리는 명화를 고민하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떠오르게 됐습니다. 가톨릭과 기독교에서 천지창조는 우리가 사는 이 세계의 첫 시작을 의미하는데요. 새해와 어울리는 명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인 ‘천지창조’는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주문으로 시스틴 성당 천장에 그려집니다. 교황의 개인 예배실로 사용되는 이곳에 창세기 아홉 장면을 프레스코 기법으로 제작합니다. 프레스코 기법이란 석회를 금방 발라 젖어 있는 상태의 벽 위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기법을 말합니다.

▲ 미켈란젤로의 모습 (출처/위키미디아)

이 그림은 4년에 걸쳐 만들어지는데요.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천장 밑에 세운 작업대에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천장에 물감을 칠해나가는 고된 작업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완성하면서 미켈란젤로는 목과 눈의 이상이 생기기도 했지만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이 대작을 완성하게 됩니다.

처음 천지창조를 제안한 사람은 미켈란젤로의 라이벌 도나토 브라만테였습니다. 조각가인 미켈란젤로에게 천장화를 맡겨 실패를 하게 한 다음 내쫓을 생각이었죠.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천장화를 완성했고 교황의 극찬은 물론 이 때문에 세계적인 천재 예술가로서 명성을 펼치게 되죠.

자 이제 그림을 살펴볼까요? 바티칸의 성 시스티나 성당 출입구를 들어서면, 천장과 벽면 가득히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천지창조’를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인간 군상은 같은 동작이 없다고 전해질 정도로 역동적인 표현이 돋보입니다.

▲ '천지창조 천장화' (출처/위키미디아)

구약 내용의 순서와는 반대인 성당 입구부터 <술에 취한 노아>, <대홍수>, <노아의 희생>, <아담과 이브의 원죄와 낙원 추방>, <이브의 창조>, <아담의 창조>, <땅과 물의 분리>, <해와 달의 지구의 창조>, <빛과 어둠의 창조>의 순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폭 13~14미터, 길이 40미터에 이르며 천지창조에서 노아의 방주까지 성서 속의 이야기를 생생하고 역동적 모습으로 하나하나 채워놨습니다. 그림 속 수많은 인물을 잘 살펴보면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사실적인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죠.

▲'아담과 창조'  (출처/픽사베이)

이 중 가장 유명한 장면은 바로 ‘아담의 창조’입니다. 성서에서는 하느님이 아담을 창조할 때 코로 숨결을 불어 넣는다고 했지만 이는 당시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시대 상황 때문에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모습으로 표현했죠. 또한 하느님과 둘러쌓고 있는 옷의 모양이 마치 사람의 ‘뇌’처럼 보인다하여 지혜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또한 7-9 번째 궁륭 사이에 각각 ‘땅과 바다의 분리’ ‘해, 달, 별의 창조’ ‘빛과 어둠의 분리’를 살펴보면 과감한 단축법, 역동적인 포즈의 사용으로 창조의 드라마틱한 순간을 강조합니다. 특히 창조자의 힘이 넘치는 손은 절대적인 힘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 '해, 달, 별의 창조' (출처/위키미디아)

‘땅과 바다의 분리’에서 성부를 호위하는 세 명의 케루빔은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요. 또 ‘해, 달, 별의 창조’에서 창조자의 모습은 두 번 등장하는데, 해와 달을 창조하고 별을 창조하기 위해 바쁘게 뒤를 도는 성부의 옷매무새가 흩어져 엉덩이가 보이는 점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중세시대에는 감히 얼굴조차 그리지 못했던 성부 모습을 미켈란젤로의 시대에는 엉덩이까지 그릴 수 있었던 것. 시대적인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자 어떤가요? 유럽여행 중 바티칸을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꼭 본다는 ‘미켈란젤로’의 작품. 가보지 못했던 분들이라도 저희 명작스캔들S를 통해 마치 바티칸의 성 시스티나 성당에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본 것 같은 대리만족을 느끼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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