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김지영 인턴/ 디자인 이연선 pro] 빽빽한 아파트에서 벗어나 개성 있는 단독주택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비싼 집값의 단독주택은 오직 꿈으로만 남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이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있다. 오는 11월 서울시 가양동에 ‘국내 1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 30가구가 준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도시근로자,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및 대학생을 포함한 3대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이번 공공임대주택. 특이점은 바로 ‘모듈러 주택’이란 점이다.

 

모듈러 주택은 기본 골조와 전기 배선, 온돌, 현관문, 욕실 등 집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주택이 들어설 부지에서는 레고 블록을 맞추듯 조립만 하는 방식으로 짓는 주택이다.

모듈러 주택의 장점은 일반 철근 콘크리트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5층 소형 임대 주택을 철근콘크리트 방식으로 지으면 공사기간이 6개월 정도 걸리지만 모듈러 공법은 한 달 내지 두 달이면 조립과 마감이 가능하다.

짓는 시간이 빠른 만큼 건물 철거 또한 쉽다. 그리고 건물을 철거할 때도 주요 자재를 폐기 처리하지 않고 최대 80~90%가량 재활용 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대량구매로 건축비가 기존주택보다 30%가량 절감된다. 그리고 정밀한 설계로 주택의 빈틈을 줄여 냉난방비의 30~50%가 절감이 가능해 단독주택의 최대 난적인 난방비를 최대 80%가량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모듈러 공법은 주요 자재의 도시 곳곳의 자투리땅을 활용해 지을 수도 있는 만큼 저출산과 고령화 같은 사회구조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에 모듈러 공법은 도시형 생활주택뿐 아니라 대형 숙박시설, 소규모 비즈니스 호텔, 오피스텔 등 다양한 용도로도 건축이 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모듈러 주택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유럽, 미국 등 외국에서는 먼저 기술 개발이 이뤄진 건축 시스템이며, 일본 시장의 경우 2015년 기준 단독주택의 5분의 1 이상이 모듈러 주택이었다.

한국에는 2003년 모듈러 주택이 처음 등장했다. 벌써 13년이 넘은 것이다. 그러나 모듈러 주택이 등장한 후에도 국내에서는 모듈러 주택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이 낮은 편이다. 목재나 철골 등이 주로 사용되는 조립식 주택의 특성상 콘크리트 건물보다 소음이나 진동, 화재에 약할 수 있다는 이유,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 때문에 보편화되지 못했었다.

하지만 계속된 연구 끝에 건축도시연구소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주택건설기준에 부합하는 모듈러공법의 주거환경기술을 개발했고, 기존에 3층에만 한정되어 있던 소음과 화재 취약점을 보안하여 5층 이상의 구조 안전성 및 내진성능 기술을 완성했다.

그동안 수요자의 니즈를 고려하지 않은 공장에서 찍어 만든 듯한 공공임대주택의 단점을 해결한 ‘모듈러 주택’. 공공임대주택도 수요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안이다. 앞으로 모듈러 주택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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