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바로크 시대라 불리는 17세기에 활약한 미술가로서 가장 국제적인 명성을 펼친 ‘페테르 파울 루벤스’. 루벤스는 생전에 화가 겸 학자이자 외교관으로 학식이 높고 사교적인 그에게는 프랑스 루이 13세와 스페인 펠리페 4세 등 거물급들의 많은 유력자들의 후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장점은 평범한 장면이라도 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역동적이고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 입니다. 특유의 따뜻하고 감각적인 색채는 그림의 장면이 실제의 한 장면을 재현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도 합니다. 그는 활동하는 동안 2000여 점의 회화 작품을 남겼는데 상당수는 그의 드로잉과 유화 밑그림을 바탕으로 조수들이 채색한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몇 번의 루벤스의 붓 터치로 그만의 분위기가 완성되죠.

▲ (출처/위키미디아)

루벤스는 ‘조르조네와 티치아노’를 롤모델로 삼았습니다. 조르조네와 티치아노는 ‘풍경은 정신의 상징’이라는 철학을 추구하던 화가로 야외에서의 풍경이 인물의 감정에까지 연결되는 것을 추구했습니다. 루벤스 또한 ‘어떻게 하면 풍경과 인물을 더욱 밀접하게 관련시킬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늘 끊임없이 연구했고, 결국 그는 ‘인물을 먼저 그린 다음 어울리는 풍경을 그려 넣는 것’으로 답을 찾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작품은 <사랑의 정원(The Garden of Love, 1633년)>입니다. 작품 제목에서부터 따뜻한 사랑의 향기가 묻어져 나오는데요. 이 작품은 루벤스가 남긴 수많은 작품 중 하나로, 스페인의 국왕 펠리페 4세의 침실을 장식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루벤스가 첫 부인 이사벨라가 죽은 후 어린 신부 헬레나와 재혼한 후에 그린 작품으로 다시 찾은 사랑의 열정, 그리고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 (출처/위키미디아)

그림을 보면 공중에는 사랑의 신 큐피드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고, 비너스 여신 조각의 분수에서는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가장 왼쪽의 남자는 수줍어하는 여성을 설득하고, 중앙에 모여 있는 여성들은 즐거운 행복감에 빠져 보이죠. 가장 오른쪽에는 마치 이러한 과정들을 다 겪은 듯한, 인생의 지혜를 얻은 남녀가 층계를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그림은 루벤스가 어린 부인을 맞이하여 사랑의 여러 단계로 인도하는 과정을 나타낸 내용으로 해석됩니다. 헬레나는 루벤스의 작품에서 여러번 관능적이고 풍만한 모습으로 등장하는데요. 이 그림에서도 모자 쓴 남자와 춤을 추고 있는 연인이 헬레나라고 추정됩니다.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남녀의 사랑과 인생의 즐거움 또는 쾌락의 표현은 서양미술에서 주요 주제의 하나였습니다. 루벤스의 그림은 53세의 아내를 잃어 실의에 빠진 자신에게 사랑의 기쁨을, 인생의 즐거움을 준 헬레나에게 주는 사랑의 표현일 것입니다. 루벤스의 그림을 보며 잠시 잊었던 사랑의 기쁨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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