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15일 새벽, 전남 여수수산시장에서 누전으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하여 125개 점포 가운데 1층 점포 58개 내부 소실, 23개 점포 일부 소실, 35개 점포 그을음, 2층 1개 점포 그을음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천만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화재가 뼈아픈 이유는 민족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 상인들은 설을 대비하여 재고를 비축해 두었다. 또한 제사용품이나 택배 상품 등이 있었으며 시설물 등을 포함해 수십억 원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 화재가 발생한 여수수산시장(제공/전라남도)

또한 대목 중 하나인 설 이전에 영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여수시는 정상적인 영업 재기를 위해 현장 복구를 최우선으로 하여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화재 현장 감식과 보험사의 조사로 인해 화재 현장의 잔여물 처리가 그리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또한 화재는 고열로 인해 건물 지지대 등의 탄화를 가져와 2차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사후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런 안타까운 사고는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해 대구 서문시장에서도 연말 특수를 노리고 재고를 많이 쌓아놨다가 화재가 발생하여 1천 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대체 왜 재래시장에서는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큰 것일까? 심지어 여수수산시장은 서문시장 화재 때문에 지난해 12월 5일 합동 소방 점검을 받기도 했다. 이 때 당시에는 소방시설이 모두 작동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화재가 발생했을 때,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스프링클러가 작동을 했지만 화재 진압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우선 재래시장은 각 점포간의 간격이 매우 짧고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하지 않는 이상 노후된 점포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공간은 좁고 천장은 낮아 순식간에 전소되어 버리고 옆 점포로 매우 잘 옮겨 붙는다. 게다가 노후 된 시설물들은 대부분 불에 잘 타고 그을음을 많이 생성해 내어 불이 옮겨 붙지 않은 곳까지 피해를 준다.

게다가 화재의 피해를 억제시켜주는 어떤 시설도 없었다. 스프링쿨러는 작동했지만 전기로 발생한 화재에게는 속수무책이었으며 가연성 물질이 가득한 시장은 오랜 시간 타지 않아도 충분히 많은 것들을 쓸모없게 만들었다.

재래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당국과 지자체는 전혀 대응을 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서문시장 화재처럼 큰 사건이 벌어졌다면 정부는 신속하게 같은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대비책과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의 빈자리가 크기 때문일까, 소방 점검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졌고 결과는 또 다른 화재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라면 다른 재래시장에서 똑같은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된다.

무분별한 전기 선 배열로 인해 누전과 합선에 의한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재래시장. 지금부터라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재래시장의 특징인 좌판이나 무분별한 적재 물품에 의한 도로 점거가 화재 시 소방차량이 진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금까지 발생한 화재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분까지도 충분히 고려해서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장인 만큼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은 물품으로 끝났지만 인명피해까지 생기는 참사가 발생했을 때는 그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역할도 끝나게 될 것이다. 2017년 안전불감증을 없애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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