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대통령 비선 진료가 우리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요즘. 일부 병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맞았다는 각종 영양 주사제를 판매하기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박 대통령이 차움의원에서 사용한 가명 ‘길라임’이라는 이름을 붙여 패키지 상품까지 판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블레임룩을 넘어 블레임주사라고 불릴만한 일이 발생한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미 주사에 열광하고 있었습니다. 태반주사, 백옥주사, 슈퍼 신데렐라 주사, 물광주사 등. 주사의 이름만 수 십 가지가 됩니다.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보톡스를 맞는 것은 예의가 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으며, 병원 앞을 지날 때 각종 영양주사에 대한 설명과 가격이 적힌 팻말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 출처 - pixabay
문제는 앞으로는 ‘비선 진료’라며 손가락질하고 현 시국을 비판하고 탄식하는 모양이지만, 그 뒷면에서는 ‘그’ 주사를 찾는다는 현실입니다. 나아가 그 모습을 종용하고 있는 병원들의 마케팅도 도를 넘어섰습니다.

일선 병원들은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고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는 주사 두 세가지를 패키지로 묶어 ‘길라임 주사’라는 이름을 만들어 냈고, 사람들은 ‘그 분’이 맞은 거라는 이중적인 생각을 가진 채 주사를 찾습니다. 하지만 이는 피로회복을 하려다 주사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주객전도 된 현상으로, 주사제 남용 논란의 현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자 정부는 이들 주사제의 안전성을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상반기(1∼6월) 중 주사제 관리대책이 발표된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11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여러 의료단체, 내과 전문의 등 의료계 전문가들과 함께 이들 주사제에 대한 의학적 분석 및 대책을 마련하는 비공개 회의를 연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이어 복지부 관계자는 “회의를 토대로 처방 가이드라인 등 주사제 관리 방안을 만들어 상반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회의에서는 △각종 주사제의 실제 효과 △보건 당국 허가와 다른 용도로의 사용 △부작용 등을 논의합니다. 특히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진행해 온 이들 주사제의 안전성 조사가 최근 마무리돼 이를 검토할 방침이며, 의료 전문가들은 주사제를 혼합 사용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탁상공론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분석을 하기 까지는 최소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 사이 그 이상의 마케팅과 교묘하게 가이드라인을 피하는 것들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문제라고 느끼지만, 이상하게도 ‘그 이상한 것(현상)’은 좀처럼 힘을 잃을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많은 문제들은 항상 그랬습니다. 적어도 나라의 수장이 부재인 이 상황에서도 마케팅을 이용한 ‘자본’이 우선시 되어가는 모습은 적어도 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어 보입니다. 블레임룩도 모자란 블레임주사까지. 사용하는 사용자도, 이용하는 이용자도 감독하는 관리자도 모두 깊은 반성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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