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사기 유형 중 가장 검거하기 힘든 유형 중 하나인 ‘보이스 피싱’의 용의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그것도 ‘치킨’ 때문에 말이다.

지난달, 조선족 리모(23)씨는 피해자들에게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돈을 은행에서 인출해서 집에 보관하라”며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을 사용했다.

이에 속은 A씨(60대)는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여 광주 북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보관하였고 지난달 26일 오후 1시쯤 리 씨는 아파트에 몰래 침입하여 냉장고에 숨겨놓은 현금 1천59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또한 다음날 오전 11시 40분쯤에는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서 똑같은 수법을 사용해 629만원을 추가로 훔쳤다.

리 씨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일명 ‘인출책’으로 범죄조직의 상층부에 돈을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리 씨는 자신이 훔친 돈 중 자신의 몫인 10%를 제외하고 중국의 범죄조직에 송금했다.

피해 신고 접수를 받은 경찰은 리 씨의 인상착의만 나온 CCTV 화면을 바탕으로 서울 조선족 집단 거주 지역 수사를 펼쳤다.

▲ 치킨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사진제공/호랑호야)

끈질긴 추적 끝에 경찰은 리 씨가 한 치킨집에서 5차례가량 치킨과 족발 등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흔적을 찾아냈다.

경찰은 수사 중 CCTV에 찍힌 모습과 비슷한 사람이 한 치킨집을 자주 이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해당 치킨집을 통해 리 씨의 주거지를 파악해 붙잡았다고 밝혔다. 치킨 배달을 자주 이용해 얼굴이 낯익어 진 것이 리 씨를 검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단서가 된 것이다.

겨울철이라 일거리가 줄어들고 일자리가 있어도 일을 하고 싶지 않아 스스로 중국 구인, 구직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보이스피싱 인출책이 된 리 씨는 경찰 조사를 통해 본인이 저지른 범죄를 모두 인정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중 하나인 배달문화. 이 배달 문화가 경찰의 수사 활동에 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3월 17일에는 치킨집 정보로 자살기도자의 주소를 알아내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건도 있었다.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고 어느 곳에나 CCTV가 설치되어 있으며 무엇을 먹고 어떤 행동을 하든 흔적이 남는다. 이제 완전 범죄를 꿈꾸는 것은 매우 어려워 졌으므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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