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기자 / 디자인 이정선 pro] 결혼식 단골 축사 “검은머리 파뿌리까지”,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서약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오늘 그 ‘이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자.

먼저 이혼의 세태 변화에 대해 알아보자. 2000년대 초반까지 꾸준한 증가를 보이던 이혼건수가 최근에는 상당히 줄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인구 1000명당 1년간 발생한 이혼 건수는 1990년 1.1명에서 2003년 3.4명까지 크게 늘지만 2011년에는 2.3명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신혼이혼(같이 산 기간이 4년 이하)' 줄고 ‘황혼이혼’(같이 산 기간 20년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혼 부부의 29.9%가 ‘황혼이혼’이었고 22.6%는 ‘신혼이혼’이었는데, 2011년 26.8%였던 '신혼이혼' 비율은 2012년 24.6%로 떨어져 처음으로 '황혼이혼'에 추월 당했고 이후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이다.

특히 황혼이혼은 20년 새 5배 증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배경에는 과거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던 주요 원인인 ‘자식 때문에’ 혹은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 등과 같은 점이 해소됨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로 풀이된다. OECD에 따르면 미국과 스웨덴 다음으로 황혼이혼의 건수가 많은 국가가 한국이다.

그렇다면 이혼 사유는 무엇일까? 성격 차이가 46.2%로 1위를 차지했고 다음 경제 문제, 가족 간 불화, 배우자의 부정 순이었다. 그리고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늦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일본에선 황혼이혼을 넘어 ‘사후이혼’까지 등장해 놀라움을 사고 있다. 사후이혼이란, 배우자가 사망한 후 시댁, 처가 등과의 인연을 끊고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서'를 관공서에 제출하는 것으로 지난 2006년 1854건이었던 것에 반해 2015년 2787건까지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사후이혼에 대해 “이미 배우자가 사망하고 없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나?”라고 말한다. 이에 남아있는 시부모와의 갈등, 노인부양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고 그들은 관계의 청산까지 원하는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황혼이혼보다 ‘졸혼’을 택하는 사람이 증가하는 것도 새로운 추세다. ‘졸혼’이란,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결혼계약은 유지한 채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걸 뜻한다. ‘졸혼’을 택하는 사람들의 관점을 보면 각자의 사생활, 취미를 존중하면서도 아직 배우자와의 감정적 유대가 남아 있고 같은 집에 함께 살면서도 가능하다고 추켜세운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 더 애틋해지는 기회가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혼에 관한 새로운 뉴스도 새로운 세태를 말해준다. 이혼 또는 별거, 배우자의 사망으로 혼자 사는 남성의 자살위험은 결혼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남성보다 무려 107%나 증가한다. 그러나 반면 여성의 경우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놀라움을 샀다. (2013년 시행된 지역사회건강조사)

또 설, 추석 등 명절 이후 법원에 이혼을 접수하는 부부가 증가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대법원에 다르면 2015년 추석 다음 달인 10월 이혼 접수 400여건 증가했는데, 이런 현상은 2014년-2013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 이유는 명절 스트레스에 따른 불화로 특히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부부들은 명절을 기점으로 이혼을 결심하는 사례가 잦다.

마지막으로 캐나다에서는 지난 4월, 이혼 부부 간 ‘강아지’ 양육권 소송 벌어지기도 했다. 그 결과 법원은 애완견 양육권 소송을 각하했는데, 판결문을 보면 “개는 개일 뿐(a dog is a dog), 법에서 개는 재산이자 소유하는 가축이기 때문에 가족으로 볼 수 없다” “법정 다툼을 이어간다면, 개를 팔아서 수익금을 양쪽이 나누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혼은 서로의 더 나은 인생을 위한 하나의 선택점이 되었다. 그리고 시대와 의식의 변화로 인해 이혼의 세태 역시 변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것이 아닐까? 늘어나는 이혼이 안타까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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