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전 세계의 살림을 좌지우지 하는 경제. 경제의 파급력은 막강해서 인류의 ‘잘살고 못살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러한 경제는 전쟁, 테러, 선거 등 지구촌의 중대 사항에 따라 함께 변동을 거듭하며 각 국가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경제는 정말 가벼운 개념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중대 사안에 의해서도 급변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변동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그의 대표 공약 중 한 가지는 바로 ‘인프라 투자 확대’였는데, 그의 이 공약 한마디에 전 세계 경제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바로 도널드의 공약에 2011년 이후 장기 하락세를 보이던 ‘닥터코퍼’의 가치가 상승기류를 만난 것이다.

▲ 출처 - pixabay

닥터코퍼는 원어로 dr. copper로 ‘copper’는 ‘구리’를 의미한다. 구리의 어원을 보면 로마시대 구리 산지가 바로 터키 밑의 ‘키프로스섬’이었고 구리를 ‘키프로스의 금속’이란 의미로 ‘cuprum’으로 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이 말이 현대 영어의 ‘copper’가 됐다.

그런데 왜 구리를 ‘닥터코퍼’라 부르는 것일까? 구리는 원유나 금보다 지정학적,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것은 물론 자동차, 건설, 해운 등 제조업 전반에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지표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구리 수요가 늘어나 구리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은 경기상승 가능성을 의미하고, 반대로 구리 수요가 줄어 구리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은 경기침체 우려가 있다는 뜻이 된다. 이렇듯 ‘구리’가 경제 상황 예측을 가능케 한다는 배경에서 ‘구리박사’ 즉 ‘닥터코퍼’라고 부르는 것이다.

구리는 그 자체로도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원자번호 ‘29번’, 원소기호 ‘Cu’인 구리는 은(Ag) 다음으로 전기와 열전도율이 높은 유용한 금속이다. 또한 지구상에 널리 매장돼 있고 은과 달리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산업 전반에 활용된다.

그리고 구리는 살충/살균/항균 효과가 큰 반면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그래서 이러한 구리의 특성을 이용해 손을 많이 타는 동전, 문손잡이, 계단 난간 등을 제조할 때 구리를 이용하고 우리 선조들 역시 이러한 구리를 이용해 황동 그릇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세균 번식이 쉬운 에어컨 배선, 수도관 등을 구리를 소재로 한 동파이프로 만드는 것이 필수가 됐다.

이러한 구리는 특유의 이로운 점 때문에 다양하게 활용되어 오다 2011년 역사적 최고치인 t당 1만 달러를 기록한 후 장기 하락세를 이어왔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최근 구리 가격은 t당 6000달러 선에 육박해 16개월 최고치를 경신했고, 구리 선물 가격은 헤지펀드 매수세에 힘입어 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많은 전문가는 ‘닥터코퍼’가 부활했다고 평가하며 향후 경제에 좋은 기운을 예측하기도 한다.

닥터코퍼가 좋은 방향을 일으켰듯, 오랜 기간 다가오는 2017년 새해에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전 세계의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상승기류를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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