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올해는 특히 다사다난한 한 해 였습니다. 늘 한해가 저물어갈 때면 연례행사처럼 하는 말이지만, 올해는 이 진부한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여느 해라면 트리와 불빛으로 가득했을 크리스마스가 촛불로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보신각 종소리를 듣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해야 할 신년 행사 역시 종소리보다 촛불의 소리가 예상될 만큼, 올 한해는 대한민국 역사에 큰 시련이 닥친 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독 궁금했던 사자성어가 있다면 한해를 마무리하며 교수들이 뽑는 사자성어였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는 교수신문은 병신년의 사자성어로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정했습니다.

 

이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의 교수 611명을 상대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32.4%가 선택한 사자성어로, 순자의 ‘왕제’편에 나옵니다.

군주민수의 원문은 ‘君者舟也 庶人者水也(군자주야 서인자수야). 水則載舟 水則覆舟(수즉재주 수즉복주). 君以此思危 則危將焉而不至矣(군이차사위 즉위장언이부지의)’입니다. 해석 하면 ‘백성은 물, 임금은 배. 물의 힘으로 배가 뜨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현재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비리, 모든 일이 최순실로 귀결되는 비선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대규모로 촛불집회를 하고 탄핵안 가결까지 이끌어낸 현재의 상황을 상징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코 권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권력이라고 망각한 채 남용하는 지도자 국민들에 의해 심판 받을 수 밖에 없고, 성난 민심은 그 어떤 것으로도 용서가 안 된다는 현재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민심이 가장 잘 반영된 사자성어 인거죠.

한편 올해의 사자성어 2위에는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패망하기 마련이다’라는 뜻의 ‘역천자망(逆天者亡)’이 올랐으며 3위는 ‘작은 이슬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의미를 지닌 ‘노적성해(露積成海)’가 뒤를 이었습니다. 2위와 3위를 차지한 사자성어 모두, 현재의 시국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였습니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가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라는 뜻의 사자성어입니다. 이 역시 지도자의 무능함을 나타내는 단어로, 반성이 필요한 한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중으로는 오늘로 2016년 12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입니다. 이미 해는 저물었고, 내일이면 마지막 날 하루가 남았습니다. 성난 민심으로 배를 뒤집은 올해의 파도. 정유년 새해에는 보다 안정된 모습이 보여질 수 있도록 지도자들의 사익없는 리더십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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