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 에디터/디자인 이정선pro] 상대방의 감정을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마 얼굴에 드러난 표정일 것이다. 기쁠 때 웃는 환한 웃음, 기분이 언짢거나 화가 났을 때 짓는 찌푸린 표정, 놀란 표정, 우는 표정 등 다양하다.

말하지 않아도 얼굴만 봐도 알 수 있는 표정에 숨겨진 비밀들.

표정을 만드는 데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얼굴 근육이다. 사람 얼굴에 있는 근육은 43~80여 개로 이 근육들 중 표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근육은 27~50여 개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얼굴 근육을 통해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얼굴 표정은 몇 가지가 될까?

미국 UC샌프란시스코 심리학과 폴 에크먼 명예교수에 따르면 최대 1만 가지의 표정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근육마다 형태와 기능이 달라, 복합적으로 기능을 발휘하면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표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얼굴에서 표정을 만드는 부위는 주로 눈과 이마, 눈썹, 코, 입과 입술, 눈썹, 턱, 뺨이다. 각 부위마다 피부 아래에 근육들이 단위를 이뤄서 움직인다. 각각의 단위가 어떤 모양으로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표정이 만들어진다. 특히 표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눈 주위와 입 주위의 근육이다.

그렇다면 이 표정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일까? 아님 후천적인 교육에 의해 습득된 것일까?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1901~1978)가 살았던 당시만 해도 표정은 후천적으로 형성되며 습득된다고 믿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나 찰스 다윈은 1872년 ‘사람과 동물의 감정 표현’이라는 책을 통해 최초로 인간의 표정이 보편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표정의 진화론적 관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 학자들의 지지하는 이론이 됐다.

2006년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발표가 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 진화연구소의 길리 펠레그 박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얼굴 표정이 유전이 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인인 21명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결과 가족들의 표정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시각장애인의 갖가지 감정을 나타내는 얼굴 표정이 가족들과 비슷하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이를 통해 펠레그 박사는 얼굴표정은 가족마다 특징이 있었다고 밝히고 이는 얼굴표정이 진화되고 유전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인 감정인 희노애락의 표정은 뇌에 각인돼 피질하부의 신경회로를 통해 근육이 무의식적이고 불수의적으로 움직인 결과다. 반면에 당황하거나 민망할 때 짓는 표정은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인 관계를 학습하면서 배우는 표정으로 후천적인 학습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국 사람의 표정이란 무의식적이면서도 의식적이고, 수의적이면서도 불수의적인 운동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때론 말보다 더 자세히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표정. 표정마저도 유전이 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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