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MC MENT▶
안녕하세요. 건강프라임 이승재입니다. 영화 ‘본 아이덴티티’의 제이슨 본, 메멘토의 레너드, 도리를 찾아서의 ‘도리’. 이 세 주인공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미디어에서만 접하는 기억 상실증.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건강 프라임에서는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기억 상실증’의 종류와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억 상실이란, 과거의 일정 기간 또는 일정 사실의 기억이 사라진 상태를 말합니다. 기억 상실은 의식이나 인지는 명료하지만 과거의 기억이나 새운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러한 기억 상실은 사회적, 직업적으로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억 상실은 도대체 왜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요?

 

◀의사 INT▶
가톨릭대학교 부천 성모 병원 /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정 교수
-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가 있는데요. 우선 머리를 다쳐서 충격으로 인해서 뇌의 좌상이라든지 뇌진탕 이런 경우가 있겠구요. 그 다음에 뇌 염증이 생겨가지고 뇌염 같이 그런 경우도 있겠고, 또 혈관성으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졸중이나 혈관이 좁아져서 혈액질환이 안 좋아진다든지 그러면 기억력이 떨어지구요. 그 다음에 경련 때문에, 뇌전증과 관련된 기억 상실이 있을 수가 있고, 또 약물에 의해서 올 수도 있구요. 또는 영양 부족 때문에 올 수도 있고, 알코올과 관련돼서도 올 수가 있구요. 그리고 심리적인 충격을 받아서 기억 상실이 올 수도 있죠.

◀MC MENT▶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기억 상실. 발생 원인과 잊혀지는 기억의 시기에 따라서 기억 상실의 종류도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우선 기억 상실의 원인에 ‘뇌손상’의 유무에 따라서 ‘기질성 기억 상실’과 ‘심인성 기억상실’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질성 기억상실은 뇌염이나 뇌졸중으로 인해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말하고, 심인성 기억 상실은 뇌 손상이 아닌 심각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기억 상실로, ‘해리성 기억 상실’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심인성 기억상실은 드라마 등을 통해서 많이 볼 수 있죠.

 

다음으로는 어느 시점의 기억이 사라지는가에 따라서 ‘역행성 기억 상실’과 ‘진행성 기억 상실’로 나눌 수도 있는데요. 역행성 기억 상실은 기억 상실이 유발된 시점의 과거 기억을 잃는 것이고, 반대로 진행성은 기억 상실이 발생한 시점 이후의 기억을 잃는 것입니다.

그리고 뇌 손상 부위에 따라서도 종류를 나눠볼 수 있는데요. 먼저 대뇌의 아래에 위치한 간뇌에 손상을 받게 돼서 발생하는 기억 상실을 ‘간뇌성 기억상실’이라 부르고, 기억의 입·출력을 담당하는 해마가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기억 상실을 ‘해마성 기억 상실’이라고 부릅니다.

자, 그럼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영화 속 주인공들은 어떤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것일까요? 먼저 본 아이덴티티의 제임스 본은 충격을 받은 후에 과거의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역행성 기억상실’을 앓고 있는 것이고, 메멘토의 ‘레너드’나 도리를 찾아서의 ‘도리’의 경우는 진행성 기억 상실을 앓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기억 상실증이 단순히 기억을 잃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지만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기억 상실이 있다는 점이 놀라운데요. 기억 상실증에 대한 궁금증을 좀 더 풀어보도록 할까요?

첫 번째 궁금증, 기억을 잃는 것은 기억 상실뿐만 아니라 치매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인데요. ‘기억 상실과 치매는 다른가?’입니다. 우선 기억 상실과 치매는 ‘의식과 인지상태’에 차이가 있습니다. 기억 상실의 경우 의식과 인지상태는 정상이지만 기억력에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 치매의 경우 의식과 인지상태 그리고 기억력 모두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분명히 다르죠.

두 번째 궁금증, ‘기억 상실 환자가 과거의 기록을 계속해서 보는 것이 과연 기억을 찾는데 도움이 될까?’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발생한 기억상실인가에 따라서 다르다고 하는데요. 보통 두뇌 손상으로 인한 기억 상실은 과거의 기억을 보는 것이 기억 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과거의 충격으로 인해 기억 상실에 걸린 사람은 오히려 그 기록을 보는 것이 기억 상실을 더 심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세 번째 궁금증, ‘술을 많이 마신 후에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 기억 상실증에 해당하는 것일까?’입니다. 네 맞습니다. 필름이 끊긴다는 것은 장기기억에 장애가 일어나는 것으로 기억상실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음을 자주하게 되면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확률도 높아져 기억 장애를 가질 확률도 더 커진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흔히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기억 상실에 걸린 주인공이 기억이 돌아올 때면 두통 등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데, 정말로 기억이 돌아올 때 아픈가?’입니다.

◀의사 INT▶
가톨릭대학교 부천 성모 병원 /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정 교수
- 꼭 반드시 동반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게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은 심인성 기억 장애인 경우에 그 충격 때문에 기억 상실이 있었다가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자기가 떠올리기 괴로운 기억이 다시 경험을 함으로써 견디기 어렵다든지 그게 너무 스트레스가 되어서 두통이 일어난다든지 그럴 수는 있겠습니다. 근데 기억 장애가 항상 되돌아올 때 통증을 동반하는 것은 아닙니다.

 

◀MC MENT▶
우리는 흔히 기억 상실증에 걸리게 되면 기억을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각한 정신적 충격에 의한 것이나 뇌 손상이 심각해진 경우가 아니라면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죠. 그만큼 인간에게 기억은 소중한 존재인데요. 우리의 소중한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두뇌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B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동안 잘 알지 못 했던 기억 상실증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생각보다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병인만큼 항상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기억 상실의 모든 것, 건강프라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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