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서울의 도시 어촌으로 남아있는 행주어촌계를 지난 2008년부터 한숨 짓게 하는 것이 있다.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와 김포(신곡) 수중보 사이에서 실뱀장어(어린 민물장어)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행주어촌계가 ‘끈벌레’ 때문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실뱀장어 수획량이 2006년 184kg, 2007년 169kg이었던 것이 끈벌레 출연 해인 2008년부터 85kg, 2010년 58kg, 2011년 26㎏, 2012년 15㎏을 기록한 후 2013년 4㎏ 바닥을 치며 급감하게 된 것이다.

 

어민들의 피해가 컸던 2013년에는 정부합동조사단이 현장 조사를 벌였지만 “삭시톡신, 테트로도톡신과 같은 독성이 검출되지 않았고 실뱀장어의 생존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발표해 한강 어민들의 반발을 사며 논란을 빚었다.

한강 어부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끈벌레는 바다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길이 20∼30㎝로 머리 부분은 원통형에 가깝지만 꼬리 부분으로 가면서 납작해져 이동성이 좋고 주로 모래나 펄 속, 해조류 사이, 바위 밑에 서식한다. 신경계 독소를 뿜어내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환형동물, 갑각류, 연체동물 등 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등 포식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늘어난 끈벌레의 원인에 대해 한강하구 어민들은 행주대교를 기점으로 한강 상류 6∼7㎞ 지점에 있는 서울시 서남물재생센터와 난지물재생센터가 수년 전부터 기준을 초과한 방류수를 한강으로 쏟아내 끈벌레 생성 등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민들의 주장처럼 실제로 한강 서남물재생센터 위탁업체인 서남환경은 2009년 2월 14일부터 올해 6월 12일까지 주로 심야에 234회에 걸쳐 2천134시간 동안 정상처리하지 않은 하수·분뇨를 무단 방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양경찰서는 하수도법 위반 혐의로 서남환경 대표이사 및 임직원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여전히 끈벌레의 발생원인과 유해성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2013년에 정부합동조사단이 밝히지 못했던 명확한 원인을 고양시와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조사할 예정이다. 이 조사결과는 2018년 중반이면 드러날 전망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생태계에 또다시 변화가 생겼고, 그 변화로 다시 인간이 피해를 보게 됐다. 한강의 끈벌레 출연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어민들. 한강을 오염시킨 하수처리 대행업체가 모두 한 공간에서 함께 사는 것을 더욱 인지했더라면 이러한 결과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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