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델(DELL) 사는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국제 기술 회사이다. 개인용 컴퓨터와 서버, 메모리와 네트워크 스위치, 소프트웨어나 TV, 주변기기 등 기술 관련 제품을 제조 및 판매, 서비스를 한다.

델 사는 전 세계에서 9만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고 2010년 포춘 선정 미국 기업 중 38위에 선정되었으며 가장 존경받는 기업 5위로 랭크되었다.

델 로고

이런 델 사를 창립한 마이클 델은 2012년 포브스 억만장자 목록에서 전 세계 41위에 올라 있으며 2014년 12월 기준으로 22,400,000,000 달러의 순재산액을 가지고 있다. 그는 어떻게 델을 1980~1990년대 세계 최대의 PC판매사로 만들 수 있었을까?

델은 15세 생일에 구입한 애플2를 시작으로 pc에 매료되었다. 대학에 진학한 그는 주변인들을 위해 부품을 따로 구입하여 조립한 컴퓨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는데, 그가 판매한 컴퓨터는 당시 기업들이 판매하는 컴퓨터보다 20%이상 저렴했지만 성능은 더욱 뛰어나 점점 입소문을 타고 수요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 델 창업자 마이클 델

이렇게 그의 소일거리가 이윤을 점점 크게 남기면서 그는 pc가 저렴하게 판매해도 꽤 수익이 남는 구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는 pc의 중간마진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는 곧 그의 새로운 사업의 발판이 되었다.

중간 유통을 없애라

델은 pc의 가격이 상승하는데에는 중간마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학교를 그만두면서 1984년 ‘PCs Limited'라는 회사를 만들어 IBM PC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5년 그는 자체 디자인한 첫 컴퓨터 ‘Turbo pc’라는 조립식 컴퓨터 판매를 시작했다. PCs Limited는 컴퓨터 잡지에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컴퓨터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는 광고를 올렸다. 컴퓨터를 소매상에서 사는 것이 아닌 전화 주문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직접 중간유통이 없는 직접 판매 방식은 매우 생소했기 때문에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전화나 인터넷으로 직접 원하는 사양의 PC를 주문할 수 있고 가격도 20% 가까이 저렴한 델의 컴퓨터는 큰 호응을 얻어 첫 제품을 출시한 해 7300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한다.

▲ 델이 최초로 판매한 모델 turbo pc (출처/위키미디아)

고객의 불편함을 없애라

델이 고객들의 마음을 끌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델이 만든 컴퓨터가 성능이 좋고 가격이 낮은 것도 큰 메리트였지만 델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델의 컴퓨터를 구입한 고객은 제품에 대한 도움을 받기 위해 소매상이나 도매상을 거칠 필요가 없었다. 이들은 곧장 델의 고객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하면 됐고 이를 위해 델은 1986년에 이미 1300명이 넘는 기술 서비스 요원을 구축하였고 24시간 동안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놓았다.

기존의 업체들에게 사후지원이나 도움을 받으려면 신청하고 며칠이나 걸렸던 당시의 시스템에 비해 델의 시스템은 24~48시간 이내로 출장 서비스까지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끊임없는 지원과 사후서비스를 통해 개인 고객은 물론 기업 고객들과의 유대도 끈끈이 맺어 납품하여 포춘 500대 기업 중 25%에 달하는 기업들을 여전히 주 거래사로 하고 있다.

▲ 델 본사(출처/위키피디아)

정보화와 자동화를 적극 활용하다

1988년 델은 주식을 상장하면서 ‘PCs Limited'라는 이름을 ’DELL COMPUTER‘로 변경한다.

그는 인터넷의 등장이 자신의 회사에 가장 적합하고 유리하다는 것을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들은 더욱 편리하게 자신이 원하는 컴퓨터를 주문할 수 있었고 1996년에는 사이트에서 고객들이 직접 물건을 주문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기능을 갖추어 12월에는 하루 매출이 100만달러에 달하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정보화는 곧 자동화로 이어졌는데 이는 기업들에게 큰 편의성을 제공하게 되었다. 웹사이트에서 손쉽게 주문을 하면, 델의 공장에서는 주문 내역을 다운로드했고 필요한 부품을 부품 공급 업체에게 알려 납품을 받았다. 이를 통해 부품은 2시간 만에 공장으로 납품되었고 공장에서는 6시간 만에 이 부품을 조립하여 수백 대의 컴퓨터를 생산할 수 있었다. 많은 양의 컴퓨터를 마음대로 견적을 내는 것도 모자라 생산이 불과 10시간도 되지 않는 이 시스템의 과정은 고객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게 해 놓아 기업 고객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런 저런 사유로 다른 기업에서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직접 판매는 델의 트레이드마크격인 시스템이 되었고 2002년에는 컴퓨터뿐만 아니라 TV,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프린터 등의 생산 라인을 확대했다.

2003년 델 컴퓨터는 ‘델’로 회사 이름을 바꾸었으며 다음해 델은 경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2007년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 다시 경영자로 복귀해 현재까지 CEO로 있다.

유통 혁신을 통해 1992년 포춘에서 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가장 젊은 CEO로 선정되었던 마이클 델. 현재는 pc제조업이 대만 등의 신생 업체에 밀렸지만 그는 이대로 끝을 얘기하지 않는다.

▲ 마이클 델 (출처/위키피디아)

상장을 폐지하여 주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었고 2016년 5월 ‘델 테크놀로지스’를 공식 출범해 토털솔루션 업체로서의 도약을 다시 한 번 꿈꾼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이클 델이 있다. 직접판매로 컴퓨터 유통계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델이 과연 세기가 바뀐 지금에도 또 다른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미국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