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어제 대구에서 들려온 큰 화재소식에 많은 국민이 안타까워했다. 다름 아닌 대구에서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서문시장에서 큰 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05년에 이은 두 번째 불로 많은 상인은 깊은 시름에 빠졌고 대구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요청한 상태이다.

대구 서문시장은 조선 중기부터 형성된 오랜 역사를 가진 시장이다. 서문시장의 옛 이름은 ‘대구장’이었으며 조선시대에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장터 중 한 곳이었다. 형성 초기에는 소규모 장이었다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며 물자 조달의 필요성이 커지자 장의 규모가 크게 발달하였다.

 

이후 대구의 지리적 경제적 발전과 함께 서문시장은 꾸준한 발전을 이루어왔다. 1601년 경상감영이 대구에 설치되어 대구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고, 1669년에는 경상도가 통합되어 하나의 행정권을 형성함으로써 대구의 경제적 위치도 크게 부상되었다. 이에 따라 1770년에 인근에 있던 ‘칠곡 읍내장’과 합쳐지며 어엿한 시장망이 형성되었고 1920년대에 대구시가지가 확장되면서 천황당지를 매립하여 장의 위치를 옮긴 것이 오늘날 서문시장 위치가 되었다. 그리고 1922년 공설시장 개설 허가를 받았고 이때부터 대구읍성 서쪽에 자리하여 ‘서문시장’이라는 공식 명칭이 생겼다.

현재 서문시장의 규모를 살펴보면 대지 면적은 2만 7,062㎡에 건물 총면적은 6만 4,902㎡에 이르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리고 1지구, 2지구, 4지구, 5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상가 등 총 6개 지구로 구성되어있고 약 4,00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서문시장의 상인 수는 약 2만여 명에 이르며 주거래 품목은 주단/포목 등 섬유 관련 품목으로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원단 시장이다. 그 밖에 한복, 액세서리, 이불, 의류, 그릇, 청과, 건어물, 해산물 등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는 큰 시장이다.

이렇게 오랜 역사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서문시장에서 발생한 이번 불로 수많은 상인들은 망연자실 하고 있다. 이번 불은 4지구에서 발생했으며 그곳에 있는 상가 800여곳 (상인 1200~1400명 추정)이 대부분 소실돼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앞서 지난 2005년 12월29일 2개 지구에서 불이나 1000여명 상인이 터전을 잃고 약 600억 원의 재산피해가 있었던 터라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특히 가뜩이나 노후화된 4지구 건물은 이번 화재로 인해 붕괴가능성이 높아 철거될 운명에 놓여 향후 상당기간 영업재개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화재에 피해를 본 상인 대부분은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피해구제역시 쉽지 않아 상인들의 속은 그야말로 타들어가고 있다.

큰 화재로 상가는 물론 상인들의 속까지 새까맣게 타버린 서문시장. 조속히 피해가 복구되어 상인들의 시름이 해소되고 서문시장의 명맥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또한 이번 화재를 교훈 삼아 전통시장의 안전관리, 보험 등에 있어 제도적 정비와 인식개선이 이뤄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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