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기자 / 디자인 이연선 pro] 한국인의 밥상에 빠지지 않는 김치. 김치는 무/배추/오이 등과 같은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고추/파/마늘/생강 등 여러 가지 양념을 버무려 담근, 한국의 대표 전통 ‘발효식품’이다.

김치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사람의 생존에 있어 비타민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과거 온실과 냉장고의 개발 전, 겨울철 비타민을 섭취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에 선조들은 많은 고민을 했고 겨울 내내 채소의 신선함을 유지하며 저장하는 방법으로 장/초/향신료 등과 채소를 섞어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 것이다.
김치라는 말의 유래도 눈길을 끈다. 소금에 절인 채소에 소금물을 붓거나 소금을 뿌림으로써 국물이 많은 김치를 만들어낸 것에서 김치의 이름은 시작했는데, 고려시대 초기에는 물에 담근다는 뜻의 ‘지’에서 후기에 ‘저’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침채’가 ‘팀채’가 되고 이것이 ‘딤채’가 되었다. 이후 ‘딤채’가 구개음화되어 ‘김채’로, 이는 다시 구개음화의 역현상으로 오늘날의 ‘김치’로 정착되었다.

김치에 담긴 ‘발효과학’은 정말 놀랍다. 고추, 마늘, 파, 젓갈 등의 양념과 재료가 소금 때문에 열려 있는 배추의 섬유질 구멍으로 들어가 엄청난 양의 유산균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아미노산과 젖산이 생기고 김치의 독특한 발효 맛이 나게 된다. 그리고 유산균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미량 발생하고 이게 물에 녹으면 탄산이 되어 김치에 시원한 맛이 나게 하다.

그런데 과거 김치는 땅에 왜 묻었을까? 김치가 오래되면 탄산이 너무 많이 배출돼 김치에 기포가 생기며 시게 된다. 그래서 조상들은 이 과정을 더디게 진행시키기 위해 김치를 ‘낮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땅에 묻었던 것이다.

이렇게 정착되어 한국인의 밥상에 늘 오르는 김치, 하지만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주거공간이 널리 보급된 후 땅을 파서 김장독을 묻기가 어려워지는데 그래서 탄생한 것이 ‘김치냉장고’이다. 최초 금성에서 김치냉장고를 출시했으나 실패했고 1994년 만도에서 김치의 옛 이름을 딴 김치냉장고 ‘딤채’ 출시했다. 그런데 이 딤채가 그야말로 열풍을 일으켰고 곧 다른 대형 가전업체에서도 앞 다투어 출시하게 된다. 김치 냉장고의 열풍을 반영하듯 대한민국 주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갖고 싶은 가전제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김치 냉장고가 일반 냉장고와 구별되는 가장 큰 요소는 내부의 냉기 단속능력이다. ‘낮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땅속과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각 업체의 핵심 기술이다. 그리고 김치가 세계로 수출되며 김치냉장고 수출로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김치는 한국인의 대표 ‘음식’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문화에도 깊숙이 배어있다. 우선 언어적으로는 사진 찍을 땐 ‘김치’, 놀이 할 때는 ‘깍두기’, ‘깍두기’ 머리 스타일, 경제용어 ‘김장지수’ ‘김치본드’, 좋지 않은 언어지만 최근에는 ‘김치남, 김치녀’ 등이 파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김치 없이 못살아 정말 못살아”라는 노랫말의 김치 주제가(1985) 까지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 최근 한 드라마의 ‘김치 싸대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훌륭한 대한민국 전통 발효음식 ‘김치’는 대한민국의 식탁에서 문화까지 빠지지 않는다. 김치를 잘 보존하고 발전시켜 세계인의 유익한 식품이 되기를 바라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