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에서 ‘탕아’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유명인사다. 거침없는 언변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렸고 그가 정치를 한다고 하면 코웃음을 치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그런 트럼프가 정치의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사실상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정치인 보다는 연예인이 더 어울리는 그가 어떻게 세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정점이 될 수 있었을까?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준 사람들은 저학력의 백인 남성이라고 할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따르면 대학을 안 나온 백인 남성 72%가 트럼프에게 표를 몰아주었다. 또한 백인들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트럼프를 뽑았다.

이는 미국내의 백인들이 자국에서 자신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 도널드 트럼프(출처/트럼프 트위터)

트럼프는 대선 내내 뚝심 있게 미국 본위의 애국주의를 부르짖었다. 그는 미국의 혈세를 쓰게 만드는 타국가의 방위를 철수하거나 비용을 받겠다고 선언 했다. 또한 미국이 현재 타국과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하고 있어 관세율을 인상하거나 재협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취임 즉시 마약과 범죄를 가져오는 11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불법 이민자가 들어올 수 있는 루트를 차단하여 자국민의 안전을 보호 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다인종 국가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다분히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었던 이 공약들은 저소득층 백인들에게 크게 와 닿았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는 미국에서 불법이민자들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경쟁자이다. 특히 불법적인 이민인 상태라 사용자의 요구를 잘 들어주는데다 임금까지 훨씬 적게 주면서 이용할 수 있으니 사용자의 이익은 더욱 크게 불려주고 그 일거리가 필요한 미국인들은 더욱 설 곳을 잃어갔다.

이런 상황에 힐러리 클린턴은 1100만명에 이르는 불법이민자들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니 그들의 입장에서는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달랐다. 그는 애국주의 일변도로 현재의 미국 민들만을 위한 ‘신고립주의’를 외치며 미국 제일을 외쳤다.

트럼프의 이 같은 공약은 한국을 위시한 미국의 경제력과 방위력에 의존하고 있는 주변 국가들에게는 큰 근심이 되는 부분이지만, 자국에 살면서 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는 가슴이 뻥 뚫리는 사이다 같은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을 지원한다고 해서 자신들이 피해를 보는 행동을 원래도 하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미국이 체면을 따지느라 그 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거리낌 없이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리고 그 동안 미국인들이 가졌던 부패한 엘리트 정치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역시 정치인 출신이 아닌 트럼프를 더욱 신선하게 만들었다. 비록 성추문에 탈세 의혹 등 안 좋은 이미지로 현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승리했다는 것은 미국인이 새로운 분위기의 국가를 만나고 싶다는 갈망이 엄청나게 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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